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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떨어지자…유통업계에 불어닥친 고용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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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면세점, 화장품, 식음료 기업 등
내수 상황 점점 어려워지자 수익성 떨어져
고금리·고물가에 소비자들 소비 줄여 매출↓
인건비 감축…고용 불안·소비 위축 악순환

대형마트, 면세점, 화장품, 식음료 기업 등 유통업계 전반에 고용 한파가 불어닥쳤다.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 닫으면서 실적 부진을 겪는 유통 회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인건비라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떨어지자…유통업계에 불어닥친 고용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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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떨어지자…유통업계에 불어닥친 고용 한파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창립 이후 세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한 이후 2년 만에 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다. 대상자는 전 직급에서 10년 이상 일한 직원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슈퍼와 통합운영 이후 올해 3분기까지 800억원의 이익을 벌어들이며 지난해 동기 대비 90%가량 성장세를 보였지만 수익성 개선 폭을 키우기 위해 이런 결정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통합 운영 이후 마트와 슈퍼 인력들이 그대로 같은 팀에 묶이는 등 인력 조정을 거치지 않은 만큼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1번가도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자격을 보면 유통사들 가운데 기준점이 가장 낮다. 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받겠다는 뜻인데 누적된 적자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만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11번가는 최근 3년간 적자 폭을 확대해왔다. 올해부터 적자 폭을 축소하고 2년 뒤 흑자전환에 나서겠다고 자신했지만, 실적 개선 속도는 더뎠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인력감축이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택할 수밖에 없던 가장 큰 원인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저하다. 고물가, 고금리 기조로 먹고, 사는 모든 것이 부담스러워진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 닫고 소비를 줄이자 사정이 어려워진 유통업체들이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인건비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일부 편의점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한 무인(하이브리드) 편의점을 열어 장기적으로 인건비 최소화를 위한 방법을 고안 중이며 이마트는 셀프 계산대를 전국 대부분의 점포에 설치 완료했다. 주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역시 키오스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소비의 축이 일부 e커머스 업체로 넘어간 상황에서 불황형 소비의 확산은 유통업체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쿠팡의 흑자전환으로 독주 체제가 굳혀지면서 다른 e커머스업체들의 입지는 더 좁아졌고, TV 홈쇼핑을 통해 상품 구매에 나섰던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하거나 e커머스로 주 소비 채널을 옮기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어 유통업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인력 조정이 필요하다”며 “다만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운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축소 칼바람은 유통 채널 뿐 아니라 화장품, 식음료 등 내수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기다리던 중국에서의 소비 심리가 풀리지 않고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자 경영효율화 작업에 들어간 LG생활건강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은 2020년(1조2209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실정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같은 달 방문판매 사업부(뉴커머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SPC 파리크라상도 지난달 초부터 파리바게뜨, 쉐이크쉑 등 14개 브랜드 소속 1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받았다. 원재료비, 인건비 등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함인데, 큰 틀에서는 파리크라상의 실적 부진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매출은 1조9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 줄어든 188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0%대로 떨어졌다. 2013년 4%였던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4.1%로 회복됐으나 이듬해 1%대로 내려간 뒤 지난해 0.9%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고용 불안에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거듭되며 경기 불황이 길어질 수 있어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내년 소매판매 증가율이 올해(2.9%)의 절반(1.6%)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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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기를 맞으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건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면서 “전통적인 소매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이른바 매장 문을 여닫는 ‘셔터맨’들이었는 데 이젠 쿠팡이 매장 문을 열 필요가 없어진 것처럼 알고리즘이 대신 하다 보니 사람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은행에서 은행원들이 없어지는 현상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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