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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메랑 될 것"…식품가격 '찍어누르기'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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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들, 인상 계획 검토 후 철회 줄이어
손실 감내해야 하는 일방 정책 운영에 '고심'
슈링크플레이션 등 '꼼수'만 초래

"당장 가격 인상을 억제하더라도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향후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30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제품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업계에서 벌어지는 혼란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올해 초부터 제조사들이 치솟는 제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가격 인상을 계획했다가 이를 보류하거나 없던 일로 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정부는 물가 관리를 명분으로 빵이나 우유, 과자 등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28개 품목의 가격을 매일 점검하겠다며 밀착 관리에 들어갔고, 소비자 단체에도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목소리를 내달라며 관련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결국 부메랑 될 것"…식품가격 '찍어누르기' 실효성 의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해 물가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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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판박이…"미봉책일 뿐"

정부가 강경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들어 식품업계에서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풀무원롯데웰푸드가 일부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10%가량 올리려다가 이를 철회했다. 27일에는 오뚜기가 카레와 케첩 등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회사 제품 24종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10%대로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가 반나절 만에 이를 취소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누적된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 속에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민생 안정에 동참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달 초에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생크림과 연유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리려던 계획을 접었고, 지난 7월에는 동원F&B가 통조림류 가격을 인상하려다가 이를 보류했다. 3월에는 CJ제일제당이 조미료와 장류 가격 인상안을 취소했고, 2월에는 풀무원이 풀무원샘물 출고가를 5%가량 올리려다가 멈췄다.


이 같은 움직임은 10여년 전 이명박 정부 시절 단행했던 물가 관리 정책과 흡사하다. 당시 정부는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신년부터 '물가관리실명제' 도입을 언급하며 식품업계 가격 인상을 매의 눈으로 감시했다. 이에 따라 라면과 빵, 주류 등을 다루는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보류하며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를 비롯한 부대비용이 우상향하면서 제조사들이 손실을 감내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소비자 여론에 민감한 기업들만 압박하는 것은 실효성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부메랑 될 것"…식품가격 '찍어누르기' 실효성 의문
"부작용만 커져…지원책 같이 제시해야"

물가 인상을 억제하려는 감시가 심해지면서 식품업계에서는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나 재료를 덜 쓰거나 값싼 것으로 대체해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이 대표적이다.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제품 가격은 동결되거나 제조사가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사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식품 원자재를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 업체들은 조금씩 제품 가격을 올려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이나 빵, 과잣값 등을 100원 올리는 데는 민감하지만, 기업이 납품받는 원자재 가격은 얼마를 인상하더라도 전혀 관심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제품 용량을 줄여서라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며 "제품 변경 내용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고지하는 가이드라인이 나온다면 이를 따르고 용량을 줄일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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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만 옥죄는 방식으로 물가 단속을 강행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고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고, 대출 이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식품 가격 몇백원을 내리는 것이 가계 소득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전방위로 압박하기보다는 실제 소비자의 생활과 밀접한 필수 품목을 좀 더 명확히 구분하고 이를 중심으로 가격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원자재를 구매하거나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도 크게 상승했다"며 "정부가 제조사의 어려움도 고려하면서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데 동참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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