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쥬얼창이'
다른 산업과 연계된 공항 경제권 대표 사례
이에 힘입어 올해의 공항 탈환한 창이공항
23일 오전 11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위치한 쥬얼창이. 차를 타고 내리자마자 2층엔 우리에게 익숙한 애플스토어, 쉐이크쉑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을 구경한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면 실내 폭포가 있다. 폭포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폭포가 있는 포레스트 밸리는 나무를 직접 심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했다. 나무들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에서 수입했는데, 공항 소속인 전문 나무 관리사 20명이 10만그루의 나무를 관리하고 있다. 싱가포르 자체가 ‘정원 도시(City in a garden)’이기 때문에 이같은 콘셉트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창이공항 관계자는 밝혔다. 다음 달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터미널 쪽 입구에는 트리가 설치됐다. 지난 17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일본의 인기 캐릭터 ‘슈퍼마리오’를 주제로 꾸며 놓았다.
과거 택시 정차장이던 곳에 세워진 이곳은 실내 폭포를 가운데 두고 주위에 상업시설을 배치한 게 특징이다. 창이공항의 제1터미널·2터미널·3터미널 중간에 위치해 환승객이 접근하기에도 좋다. 출국 전 이곳을 편하게 즐길 수 있게 얼리 체크인이 가능한 체크인 카운터도 1층에 마련했다. 식당들은 5층에 밀집해 있으며 결혼식과 회의 등 이벤트 시설도 있었다. 쥬얼창이 수익의 대부분은 식당에서 나온다고 한다.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복합문화공간 쥬얼창이는 단순히 공항 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머물고 싶은 공항’으로 창이공항을 바꾸고 있다. 창이공항은 이를 기반으로 항공 서비스 컨설팅 회사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올해의 공항 등에 꼽히고 있다.
쥬얼창이는 2007년 건설 계획을 세우고 2019년에 문을 열었다. 17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5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이곳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마치면 들어갈 수 있는 쇼핑몰이다. 지하 5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10개 층으로 이뤄졌으며 주차장은 2500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단기주차장(4600대)에 비해 수용량은 적다. 쥬얼창이 자체는 24시간 영업을 한다. 다만 상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쥬얼창이가 만들어진 목적은 창이공항을 ‘거쳐 가는 곳’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데 있다. 공항을 교통·운송 수단이 아닌 다른 산업과 연계된 경제 생태계로 만드는 ‘공항 경제권’의 대표적인 사례다.
쥬얼창이가 만들어진 후 창이공항은 세계 1위 공항에 복귀했다. 공항 순위를 매기는 항공 서비스 컨설팅 회사 스카이트랙스는 올해의 공항으로 창이공항을 꼽았다.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쥬얼창이에 입점한 레저 시설과 쇼핑몰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창이공항은 프랑스 3대 신문 중 하나로 꼽히는 ‘르 피가로’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에 오르기도 했다. 설계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지은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했다.
싱가포르=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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