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KES 대표 인터뷰
공인시험인증기업으로 기술 경쟁력 인정
직원 절반은 주주 "성과 직원들과 나눠야"
2009년 경기도 안양시의 전파연구소 청사가 이전하면서 이곳에 있던 전자파 인증 설비(전자파 챔버) 철거 문제가 대두됐다. 핵심 설비지만 전문가들은 이전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철거하자니 비용만 1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영래 KES 대표는 이 설비를 경매로 500만원에 낙찰받았다. 여주연구소로 옮겨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모두가 전례가 없다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직원들과 전자파 챔버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벽을 통째로 잘라 여주로 옮겨 설치했다. 이 일화는 지금도 KES에서 회자된다. 이 때부터 이어진 직원들의 ‘단합’을 원동력으로 KES가 국내 시험인증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스토리를 김 대표에게 들어봤다.
김 대표는 "직원과 함께 성공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회사 운영에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고 직원의 절반은 주주로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KES는 시험인증 전문 기업이다. 시험인증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국가표준과 국제표준을 충족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출시 전 거치는 필수 절차다. 전자파 인증이 대표적이다. 안전성과 품질을 보증하는 이 일은 과거에는 국가기관이 직접 수행했지만 지금은 일정 자격을 갖춘 일반기업도 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7년 첫 창업을 해 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첫 창업한 회사를 세계 1위 시험인증기관인 스위스 SGS 그룹에 매각해 ‘엑시트’도 경험했다. KES는 그가 2008년 두 번째 창업한 회사다.
김 대표는 "두 번째 창업을 하면서 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했는데 돈은 목표가 아니었다"며 "좋은 회사,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외부 투자는 마다하고 직원들이 지분 참여를 할 수 있게 했다. 신사업을 하려면 설비 투자가 필요하고, 외부의 투자를 받으면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김 대표는 외부 지분이 섞이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체적으로 투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선택했다. 성과를 주주인 직원들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하면 직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며 "매출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고 배당도 10년째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의 경영 철학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마련되는 게 중요하다. 가뜩이나 국내 시험인증 시장은 복잡하다. 한국정보통신시험기관협회에 등록된 곳만 50여곳이 넘는다. 분야도 다양한 데다가 글로벌 기업도 다수 진출해 있다.
이 시장에서 KES는 기술 경쟁력으로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시험인증은 전자파, 전기 안전, 무선 통신, 신뢰성 분야가 있는데 전자파를 주력으로 시장을 확장해왔다"며 "최근 추가한 철도 분야의 경우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시험 물량의 80% 이상을 KES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초기인 2010년 매출 약 20억원에서 성장을 거듭해 올해는 122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시험성적서 발급도 사업 초기 250건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6000건을 바라본다.
올해부터는 헬스케어 분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헬스케어사업부를 신설하고 의료기기시험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의료기기 분야는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성공적으로 실적을 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시험인증기관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안양=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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