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연임 의지 밝혀
올해 임기 만료, 코리안투어 최대 규모 키워
"유소년 육성·투어선발전·레슨 확대 등 추진"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재임 기간 주력해온 협회의 양적 성장을 넘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싶다"며 연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 회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려운 상황에 있던 KPGA를 살리기 위해 그동안 양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골격이 갖춰졌다고 판단하고, 기회가 된다면 회원들을 위해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구체적으로는 유소년 육성이나 선발전 확대, 레슨 프로그램 강화 등 투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KPGA의 전체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밑그림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2020년 1월 KPGA 제18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올해 연말 4년 임기가 끝난다. 구 회장이 부임한 뒤 협회는 총상금과 대회 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 코리안투어는 25개 대회, 총상금 250억원 이상의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20년을 제외하면 구 회장의 재임 기간 동안 이들 규모는 모두 빠르게 늘었다. 2021년에는 17개 대회, 총상금 156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21개 대회, 203억원으로 각각 진행됐다.
KPGA는 또 이노션과 SBS 미디어 넷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하고 신규 방송 중계권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신규 중계권 가치는 연간 60억원 이상으로 5년간 총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KPGA는 추산하고 있다. 김병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대표는 "신규 중계권 계약 가치는 대회 유치와 재판매 수익 등을 금전적으로 환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코리안투어를 통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입성하는 기회를 만들고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도록 이달 말에는 PGA투어, DP 월드투어와 업무협약(MOU)도 체결할 계획이다.
예스코홀딩스 회장인 구 회장은 고(故) 허정구 초대 회장과 제12~13대 박삼구 회장에 이어 기업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KPGA 수장을 맡았다. 취임 이후 대회 스폰서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을 찾아다녔고, 코로나19로 7개 대회가 취소된 2020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신규 대회를 창설하는 등 애정을 쏟았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남자 골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구 회장은 "KPGA투어는 지금까지 타이틀스폰서에 의존하는 OEM(주문자위탁생산)만 해왔다"면서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차별화된 매력과 장점을 부각해 PB(자체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