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DGB대구은행 성남금융센터 가보니
지방경제 침체에 수도권 영업 확대
수도권 점포 비중 18년 3.2%→22년 4.5%
[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기업에 먼저 연락해 대출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다들 ‘지방은행이 수도권에서 이렇게 열심히 영업하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하죠.“
DGB대구은행 성남금융센터에서 기업대출 영업을 담당하는 차찬호 지점장의 말이다. 대구에서 근무하다 올 1월 성남금융센터로 자리를 옮겼다는 차 지점장은 서울 강남, 성남 판교 등 기업 밀집지역을 직접 찾거나 기업에 전화를 걸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수도권에서 ‘역습’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침체 및 인구감소로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지방은행들의 복안이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거대 시중은행이 놓친 틈새 기업대출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9일 찾은 경기 성남시 DGB대구은행 성남금융센터는 지방은행의 이같은 영업전략을 보여주는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개인 고객용 창구가 줄지어 선 여느 점포와 달리, 이 은행 점포는 기업고객 상담창구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업고객 상담창구는 개별 회의실로 구성돼 있었다. 회의실마다 소파와 테이블이 비치돼 내밀한 상담도 가능해 보였다. 그만큼 기업 대출에 공을 들이고 있단 의미다. 하루 이 점포를 방문하는 기업고객 비중은 약 80%로, 개인 고객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시중은행들이 선점한 수도권 대출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고객들이 지방은행에 갖는 심리적 거리감이다. 지방은행이 수도권에서 영업하는 것 자체를 낯설게 여겨 거래를 망설이는 고객도 있다.
차 지점장은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금리와 대출한도를 제시했음에도 고객을 뺏기는 경우엔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직접 기업을 찾아 대출 영업을 하는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등으로 기업은행과 시중은행이 분점하고 있는 수도권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성남금융센터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총 9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 지역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섬유, 자동차, 기계 등 주요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고객을 잃게 되자 수도권 확장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대구은행의 수도권 점포 비중은 2018년 3.2%에서 2022년 4.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매해 지역 오프라인 점포를 5~20개씩 줄이는 반면 수도권 점포 수는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향후 지방 소매점포에 집중된 인력을 수도권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기업영업 인력으로 재배치해 영업 효율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차 지점장은 “지역은행의 수도권 확장은 지역 자금줄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도 지방은행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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