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마저…3곳 중 1곳 ‘깡통전세’ 우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3곳 중 1곳이 전세보증금 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깡통전세 우려가 더 커지면서 보증보험을 가입하는 등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매된 아파트 9863곳 중 2244곳(23%)은 매매 가격이 기존 최고 전세가격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 기준 4096곳 중 1581곳(39%)으로 나타났다. 이는 9%였던 1분기보다 4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이는 전용면적 40㎡ 이상의 아파트 실거래 중 해제된 거래와 직거래 실거래가는 제외한 수치다. 또 기존 전세 최고액은 2020년부터 지난해 사이 체결된 각 아파트 면적별 전세 최고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인천이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아파트 비율 36%로 가장 높았다. 인천 아파트 단지 1522곳 중 549곳에서 기존 전세 최고가 이하로 매매가 체결된 것이다. 특히 이 비율은 지난해 4분기 48%로 높아지며 사실상 절반 가량이 ‘깡통전세’ 위험에 처한 셈이다. 경기는 지난해 기준 30%, 지난해 4분기 기준 45%로 인천의 뒤를 이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더월드스테이트 84㎡(전용면적)는 2021년 12월 전세가 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12월 매매가는 3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84㎡는 지난해 5월에 보증금 5억4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지만, 같은 해 12월 5억500만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서울은 지난해 기준 최고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아파트 비율이 2%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깡통전세’ 비율이 가장 높던 지난해 4분기에도 6%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 중개팀장은 "최근 6개월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매매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존 전세가 보다 낮게 매매된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증 보험에 반드시 가입하고, 전세 거래 시 최근 6개월 이상 매매가 없는 아파트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