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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주택 없앤다지만…차수판 설치 등 안전장치부터 의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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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거 목적' 반지하 불허
기존 시설도 순차적으로 없앨 계획

반지하 거주 32만7320가구 여전히 위험 노출
거주비 절약 목적이 커
전문가 "차수판 등 최소한 안전장치 제공해야"

반지하 주택 없앤다지만…차수판 설치 등 안전장치부터 의무화해야 지난 8일 오후 9시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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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서울과 수도권 전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반지하 주택 침수가 속출하면서 반지하 거주 안전성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서울시는 시내에 있는 지하와 반지하 주택을 장기적으로 없애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고 후에도 반지하가 삶의 터전인 주민들은 여전히 있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집'이 한순간 '재난의 현장'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 8일 중부지방에 집중된 폭우로 인해 서울 관악구의 반지하에 거주하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동작구 상도동에서도 반지하에 살던 50대 여성이 갑자기 밀려드는 물을 피하지 못해 숨졌다. 수해 피해를 입은 이들이 발달장애 가족이고,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취약계층이 재난에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서울시는 앞으로 지하·반지하를 사람이 사는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이미 허가한 건축물도 10~2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를 위한 안전대책'을 발표하고 관련 건축법 개정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안전·주거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주거 취약 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이라며 "시민 안전을 보호하고 주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제도를 개선해도 여전히 반지하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서울 시내 전체 가구의 5%인 약 20만 호가 지하·반지하 형태의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지하·반지하에 거주하는 가구는 총 32만7000가구에 달한다. 특히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의 96%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현행 건축법 제11조에는 '상습적으로 침수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에 건축하려는 건축물의 지하층 등 일부 공간을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거실을 설치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면' 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를 제한하는 근거 규정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이 건축법 규정이 생긴 2012년 이후에도 반지하 주택이 4만 호 이상 건축된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건축법 개정 방안이 통과되더라도, 아직 반지하가 집인 사람들이 있으므로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침수로 인한 인명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반지하 주택 없앤다지만…차수판 설치 등 안전장치부터 의무화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지하 주택은 1970년대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정부가 건축법을 개정해 일정 규모의 건축물을 지을 때 지하층을 만드는 것을 의무화하면서 다세대 주택 등에 반지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았던 시기에 일종의 '방공호' 개념으로 반지하가 도입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후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면서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반지하를 거주 공간으로 사용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지하가 홍수 등으로 인한 침수 피해에 취약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시세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수도권에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현재까지도 거주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반지하에 거주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30대 박모씨는 "같은 조건이라도 반지하와 지상층의 월세는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며 "해가 안 들어오는 것은 물론, 소음, 습기 등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지만 매달 나가는 주거비를 조금이라도 절약하려고 반지하에 거주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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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반지하 주택을 점차 줄여나가되, 현재 이용되고 있는 반지하 거주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저지대에 있는 반지하 주택이라면 필수적으로 차수판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평소에 배수구에 쌓인 이물질은 제거하는 등 정기적인 점검이 동반되어야 침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침수가 발생했을 때의 행동 요령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집안에 물이 들어오고 있으면 당장 대피해야 한다. 무릎 이상만 물이 차도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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