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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브란스병원, '주 4일제' 시범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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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도입에 노사 합의
국내 병원계 최초 사례
노조 총투표 거쳐 확정

간호사, 데이-이브닝-나이트 3교대 근무
하루 평균 10.6시간 노동해
"주 4일제가 현장의 가장 큰 요구사항"

[단독] 세브란스병원, '주 4일제' 시범도입한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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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내 병원계 최초로 '주 4일제' 도입이 추진된다.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병원의 특성 상 빡빡한 3교대 근무가 이뤄지며 과도한 노동 부담에 시달렸던 간호사들의 노동 여건이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연세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올해 임금협약에 잠정합의했다. 잠정합의안에는 주 4일제(주 32시간)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이는 일명 '빅5'라고 불리는 국내 초대형 상급병원은 물론 대형병원 중 최초의 사례다. 노조 측도 "대한민국 병원계 최초로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1년간 3개 병동에서 병동당 5인 내외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이뤄진다. 주 4일제 도입 시 가장 큰 쟁점이자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큰 난관이었던 급여 조정 여부는 일단 조정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줄어드는 노동 시간만큼 이를 대체할 추가 인력도 투입된다.


노조 측은 "병원이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노동시간 단축의 유일한 대안으로 주 4일제가 거론되고 있다"며 "일·생활 균형을 통해 얻어지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여 조정 등에 대해서는 "소수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이다보니 진행한 부분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급여 삭감 없는 주 4일제가 지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잠정합의로 오는 5~8일 노조 내 찬반투표를 거쳐 8일 노사 양측이 서명해야 최종 타결된다.


'24시간 병동'에 3교대 근무… 실제 하루 평균 13.1시간 근무도
[단독] 세브란스병원, '주 4일제' 시범도입한다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그동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간호사들의 과도한 노동방식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입원환자 등으로 인해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병동은 통상 3교대 근무가 이뤄진다. 이른바 ▲데이(낮, 7~15시) ▲이브닝(저녁, 15~23시) ▲나이트(야간, 23~다음날 7시)로 나뉘어 운영된다.


근무시간 상으로는 하루 8시간 근무가 지켜지는 듯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출퇴근 시간 앞뒤로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 등 다양한 초과 근무가 발생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간호사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6시간으로 8시간을 훌쩍 넘는다. 나이트 근무는 한 번 출근하면 평균 13.1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간호사는 기본 노동시간 40시간에 연장노동 12시간을 더한 '최대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지 않는 특례업종이어서 업무 부담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교대 근무가 이어지면서 생체 리듬이 깨지고 만성적 피로에 시달리는 한편 가정생활·육아를 정상적으로 영위하기도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져 왔다. 간호사들의 직무 부적응과 이로 인한 퇴직의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이에 교대 근무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유연근무제 도입을 통해 사실상 3교대제를 폐지한 바 있다. ▲데이 또는 이브닝 고정 근무 ▲데이-이브닝, 데이-나이트, 이브닝-나이트 고정 근무 ▲나이트 고정 근무 ▲12시간 2교대 근무 등의 다양한 근무 형태를 도입한 결과 기존 3교대 근무를 희망하는 비율은 단 1%로 급감했다. 3교대 근무에 대한 선호도는 '0'에 가까운 셈이다.


[단독] 세브란스병원, '주 4일제' 시범도입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가 지난해 9월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간호인력기준 발표하지 않는 서울시 규탄! 간호사 사직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에 그치지 않고 주 4일제 등을 도입해 노동시간 자체를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총파업 준비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가장 강한 의제가 주 4일제 도입이었다"며 "불규칙한 교대제에서 밤 근무 후 충분한 수면과 휴식 시간과 개인의 시간을 제도적으로 보장받기 위해선 총 노동일과 노동시간을 반드시 줄여가야만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스웨덴은 '하루 6시간' 근무제를 병원에 도입하면서 의료진의 건강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2015~2016년 스웨덴 예테보리시에서 이뤄진 간호사·간호조무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실험에 따르면 임금을 유지한 채 하루 노동 시간을 6시간으로 줄이고 신규 직원을 고용한 결과, 실험군에서는 퇴근 후 간호사 체력은 143%, 스트레스 만족도는 105%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의 근무 형태를 유지한 대조군은 각각 65%, 46%로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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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이지만 한번 물꼬가 트인 만큼 병원계에서 주 4일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 관계자는 "세브란스병원은 일명 빅 5로 불리는 대형 병원이고, 노조도 조합원이 5000명에 달하는 상당히 규모가 큰 노조"라며 "아직 다른 병원에서는 주 4일제 도입 사례가 없지만, 실제 사례가 나타난만큼 다른 병원들에서도 움직임이 좀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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