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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떠나는 보좌진①]"능력 인정받고 처우 더 좋은 곳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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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보좌진, 기업 이동 부쩍 늘어…스타트업·코인 관련 기업에서 수요 많아
인적 네트워크 바라는 기업과 '워라밸'·연봉 등 따지는 개인 욕구 맞아 떨어져
5급 비서관·산업위 등 기업 관련 상임위 담당 선호

[국회 떠나는 보좌진①]"능력 인정받고 처우 더 좋은 곳으로 갑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모습 (사진=금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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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현주 기자, 권현지 기자] "요새 국회 보좌진 가운데 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능력 인정받고, 처우도 더 좋은 곳으로 가는 거죠."


국회의원 보좌진 A씨는 최근 들어 국회를 떠난다는 동료 보좌진의 소식이 늘었다며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입법부의 권한이 과거보다 막강해졌고, 보좌진의 영향력도 그만큼 커졌지만 결국 비전과 금전적 보상을 따라 인재들이 이동한 것 아니냐는 뜻이다.


국회의원을 음(陰)에서 돕는 보좌진들의 이탈이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국회 보좌진 채용공고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보좌관, 비서관 등 4~6급 모집인원은 40명으로 집계됐다. 재·보궐 당선 및 비례대표 승계 의원들의 채용공고는 제외한 수치다. 올 상반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대통령실과 지방자치단체로 이동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최근엔 기업으로 이직해 '몸값'을 올리는 현상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는 특징이다. 한 고참급 보좌관은 "아는 사례만 해도 열댓명"이라고 전했다.


특히 여당이 된 국민의힘 출신 보좌진을 중심으로 기업들은 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 정권이 바뀐데다,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승리하면서 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 한 보좌관은 "최근 '대관업무를 할 보좌진을 찾고 있는데 추천해 줄만한 비서관이 없냐'는 전화를 하루에 기업 두 군데에서 받았다"며 "국회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스타트업, 가상화폐 관련 기업 등에서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국회 보좌진 출신 찾는 기업들

보좌진들의 기업행은 기업과 보좌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들은 주로 기업에서 '대관' 업무를 맡는다. 기존에 보유했던 인맥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의 제·개정을 돕거나 업계 현장 목소리를 전달한다. 보좌진 입장에서도 사명감보다는 일과 휴식을 고려하는 소위 '워라밸'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기업행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업은 특히 그들의 '인맥'을 높이 평가한다. 주변에 아는 현직 보좌진이 많을수록 접촉할 수 있는 의원실도 많아진다. 포스코는 지난해 민보협(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과 국보협(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회장 출신 보좌관을 각각 채용하기도 했다.


대기업 대관을 담당하고 있는 B씨는 "대관업무의 필수역량은 네트워크"라면서 "기업에서 내부 출신 직원에게 대관업무를 맡기면 국회 네트워크가 없어 인맥 확보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보좌진 출신은 그 단계를 뛰어넘어 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4급 보좌관보다는 5급 비서관이 기업들 사이에선 더 인기다. 또 다른 기업에서 대관 담당을 하고 있는 C씨는 "어느 정도 국회 경력이 쌓여서 네트워크도 형성돼 있고, 연봉이나 직급을 맞춰주기 용이한 30대 중후반 나이대를 가진 5급 비서관이 선호 대상"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기업 관련 상임위를 맡은 보좌진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한 대관업무 담당자는 "기업과 관련된 상임위에서 일한 보좌진의 경우 산업계 전반에 대한 지식이 있는데다, 정부와 협업 과정에서 노하우가 있어 '가교' 역할을 해주리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 떠나는 보좌진①]"능력 인정받고 처우 더 좋은 곳으로 갑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워라밸'과 연봉, 직업 안정성 등 삼박자 갖춰

기업으로 이동하는 보좌진들은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선거 기간이나 국정감사 기간에는 밤낮없이 일하는 등 국회 업무 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보좌진 D씨는 "선거 때는 몇 주에서 몇 개월 동안 지역에 내려가 사는 것은 물론, 이것저것 알아보느라 눈 뜨면서부터 눈 감을 때까지 일만 하는 게 현실"이라며 "매년 가을에 하는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여름부터 어떤 자료를 살펴봐야할지 고민하고 확인하느라 약속 잡는 것 하나 쉽지 않다. 쉼 없이 달리다보니 지쳐서 숨을 좀 고르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선거나 국감 등 이벤트가 아닌 평소에도 출·퇴근 시간을 지키는 게 어려운 것도 한몫한다. 보좌진의 공식 근무 시간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지만 이는 의원의 일정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의원 일정에 회의가 있거나, 모임이 있을 경우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높은 급여' 또한 이직의 주요 고려 대상이다. 별정직 공무원인 국회의원 보좌진은 대부분 4~9급으로 구성된다. 공무원으로 분류되니 보수도 당연히 공무원 규정에 근거한다. 기업에서 가장 선호하는 5급 비서관의 경우 성과급 등을 포함한 연봉이 7000만원대다. 차이는 있겠으나 기업에서 연봉 1억원 정도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E씨는 "집 사야하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키우려면 높은 연봉이라는 매력에 끌릴 수밖에 없다"며 "주변을 봐도 처우를 비교하다가 기업으로 옮긴 케이스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기업으로 떠나기도 한다. 국회의원은 4년에 한 번 총선을 통해 당선 유무가 결정되는데, 함께 일하던 국회의원이 낙선하면 자연스레 직장을 잃게 된다.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공천을 받더라도 상대편에게 질 가능성까지 있어서 불안정한 셈이다. 당선이 되더라도 국회의원이 상임위를 변경할 경우 보좌진을 관련 전공자로 바꿀 수도 있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기업으로 간 국민의힘 출신 보좌진 F씨는 "지난 제21대 총선 때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의석 수를 많이 뺏기다보니 갑자기 길거리로 가게 된 선후배들이 많았다"며 "국회의원이 300명이면, 소기업 300개가 존재하는 건데 의원이 사장이다보니 채용도 의원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보기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이라면 고용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거철이나 갑작스러운 해고가 있을까봐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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