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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500만원 대신 월세 2만원 더 냅니다"…저소득층 월세 전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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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경영연구소 '실거래가로 살펴본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
지난 2년간 단독·다가구, 저가 임대주택 월세 비중이 크게 증가
코로나19 이후 재정상태 어려워지면서 보증금 줄이고 월세 비중 늘려
저소득층 월세 자금 수요 증가…대책 마련해야

"보증금 500만원 대신 월세 2만원 더 냅니다"…저소득층 월세 전환 급증 다가구 주택 등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문 업체에 수수료를 주고 월세 수금과 주택 유지보수 등을 맡길 의사가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벌이도 마땅찮아 소일거리 삼아 직접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주택임대관리업이 당장은 일감을 많이 따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택가(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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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서울 도봉구에 사는 일용직 노동자 김정원씨(46·가명)는 올해 초 지금 살고 있는 다가구 전세 보증금을 5000만원 올려달라는 집주인 통보를 받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인데다 일감도 줄어 당장 돈을 마련할 방법도 깜깜했다. 동네 은행에 들러 신용대출이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이자는 연 4%가 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땅한 직장을 못구해 생활비까지 모자랐던 김씨는, 결국 1억5000만원짜리 전세를 포기하고 보증금 2000만원에 50만원짜리 월세로 돌렸다. 돌려받는 보증금은 당분간 생활비로 투입했다. 이 동네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반성진씨(52·가명)는 "올해 들어 금리가 많이 올라서 무리하게 전세자금 대출을 안 받고 월세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집주인들도 투자할 데가 없으니 목돈보다 현금이 수중에 들어오는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 2년간 단독·다가구 거주자와 저가 임대주택에서 월세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가구들의 거주비용이 상승하면서 이들의 주거비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금융권에서 제기됐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실거래가로 살펴본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단독·다가구의 월세 비중(2019년 거래량 대비 2022년 1분기 거래량 기준) 증가폭이 20.4%포인트(p)늘어난 것(25.6%→46.0%) 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세비중 감소폭은 15.7%p(51.4%→35.7%)였다. 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중에서 단독·다가구의 월세 증가폭과 전세비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예를 들어 단독·다가구 임차인은 보증금 500만원 올려주는 것보다 월세 2만원(금리 4.8% 기준) 더 내는 걸 선호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보증금 규모가 작은 가구는 코로나19 이후 재정상태가 어려워지면서 보증금을 빼서 일부 생활비로 쓰고 대신 월세 비중을 늘렸거나, 금리상승기에 이자비용을 감당하는 것보다 월세로 전환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오피스텔은 단독·다가구 다음으로 월세 비중 증가폭(16%p·25.7%→41.7%)과 전세 비중 감소폭(8.8%p·52.7%→43.9%)이 컸다. 오피스텔도 1인가구 거주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임차인의 소득과 자산이 적어 보증금 추가보다 월세 인상을 택했을 거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참고로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6.6%→12.1%로, 전세 비중은 66.7%→61.0%로 바뀌었다.


임대주택의 경우에도 반전세 비중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고가 임대주택의 경우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보증금 차액을 마련하지 못해 반전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019년 대비 2021년 전세가 기준 상위 10% 전세가격은 1억원 뛴(3억5000만원 →4억5000만원)한 반면, 반전세의 상위 10% 보증금은 7000만원(3억3000만원→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세가격과 보증금 간 격차는 2019년 2000만원에서 2021년 5000만원까지 늘어났는데 이 차액을 감당할 수 없어 반전세로 돌렸다는 것이다 .


저가 임대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세가 하위 25%의 경우, 보증금 규모는 2018~2020년까지만 해도 3000만원을 유지하다가 2021년에 2500만원으로 떨어지고, 올해 1분기에는 1600만원으로 2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하위 10%는 2016~2020년까지 1000만원을 유지하다가 2021~2022년1분기에 500만원까지 떨어졌다. 역시 보증금이 전세 가격을 따라잡지 못해 반전세와 월세가 증가했을 거란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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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연구위원은 "코로나 19가 대유행한 지난 2년간 저가임대주택의 경우 오히려 보증금이 감소하면서 월세로 전환돼 임대주택 거주비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8월부터 금리상승과 계약갱신청구권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저자산층과 저소득층의 전세대출 확대가 생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어서 다양한 주거 비용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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