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배우 연우진 인터뷰
데뷔 13년차 목표는 소통
"가족 위해 복무하고 싶어요"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후시 녹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새벽 공기를 맡는 순간 '원 없이 다했다, 모든 걸 토해냈다'는 마음에 뭉클했어요."
배우 연우진(김봉회)은 17일 오전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2014년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촬영까지 지난 8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과의 만남으로 인해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를 연출한 장철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우진은 "꽃에 앉은 꿀벌처럼 장 감독과 꼭 함께하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2014년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 직후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파격적인 인간의 사랑을 통해 연기 변신을 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이후 제작이 연기됐는데, 6~8년 뒤 촬영을 시작할 때에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욕망을 좇는 인간이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날것의 작업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닌 다른 배우가 무광을 연기한다면 배가 아플 거 같았다"며 웃었다.
연우진은 극 중 신념과 목표,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흔들리는 병사 무광으로 분해 파격적인 노출과 수위 높은 정사 장면을 소화한다. 그는 사랑이란 감투를 쓴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라고 바라봤다.
"대의를 위한 슬로건이 욕망을 위한 슬로건으로 바뀌면서 무광을 잡아먹는다고 봤다.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은 나약하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미묘한 인간의 욕망, 더 큰 쾌락을 좇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적나라한 베드신(Bed Scene)이지만 결을 달리 하면서 짐승처럼, 조금은 변태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관객이 '이런 사람도 있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싶었다."
2009년 영화 '친구 사이?'로 데뷔한 연우진은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 '연애 말고 결혼', '또 오해영', '7일의 왕비' 등에 출연하며 '로맨틱 코미디 왕자'로 사랑 받았다. 이후 스릴러 '프리스트', '써치'에 이어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그는 "편안함을 추구하기 보다 혁신적인 것에 대한 목마름을 느낀다"며 "베드신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테지만, 다양하고 개성 있는 영화에 출연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베드신에 대해 연우진은 "실제 집을 미술팀이 개조해서 촬영을 진행했다. 수련 누님의 방은 2층이었고, 모니터 장비는 외부 공간에 천막을 치고 설치됐다. 모니터를 하기보다 오히려 한 테이크를 더 가는 전략을 짰다"고 했다.
대개 친한 영화인끼리 서로 촬영장을 찾아 간식을 전해주며 응원하곤 한다. 연우진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현장에는 지인을 초대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계속 벗고 있어서 아는 감독님들이 놀러 오겠다고 하면 '영화로 봐달라'고 말씀드린 일이 있다"며 웃었다.
연우진은 가족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았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 큰 힘이 되어주는 가족에게 잘하고 싶고, 가족을 위해 복무하고 싶다"며 "책임감 있게 연기에 다가가자는 철학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으며 무탈하게 여기까지 왔다. '모든 만남은 운명'이라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 13년 차 배우 연우진은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제목처럼 올해 서른아홉 살이 됐다. 마흔을 한 해 앞둔 그는 순례길 완주와 더불어 또 다른 목표를 밝혔다.
"팬데믹 이전에도 저는 고립된 삶을 살아온 거 같다. 홀로 고민하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으려 했는데 이제부터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자신과 남에게 모두 솔직해지려 한다. 예전에는 외부로부터 단절 시켰다면 이제는 벽을 걷어내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더 나은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연우진은 지난 16일 첫 방송된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 손예진에게 결혼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장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소식을 듣고 기뻤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축하한다고 말했다"며 "결혼 후 펼쳐질 인생 2막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그러면서 "만남과 이별 속에서 점점 단단해져 간다. 내게도 언젠가 또 다른 가족이 생기지 않을까. 새롭게 구성될 가족 안에서 복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인터뷰] 연우진 "베드신은 짐승처럼…계속 벗고 있었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21715111848637_1645078278.jpg)
![[인터뷰] 연우진 "베드신은 짐승처럼…계속 벗고 있었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21715333648700_1645079616.jpg)
![[인터뷰] 연우진 "베드신은 짐승처럼…계속 벗고 있었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21418274243900_1644830862.jpg)
![[인터뷰] 연우진 "베드신은 짐승처럼…계속 벗고 있었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21715322048692_164507954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