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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첩보용 '풍뎅이' 로봇, 韓 과학자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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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철 건국대 교수팀, 풍뎅이의 장애물 부딪혀도 추락 않는 비결 규명
우주 저밀도 대기 비행, 적진 잠입 등 첩보용, 자연 촬영 등에 활용 가능

영화 속 첩보용 '풍뎅이' 로봇, 韓 과학자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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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장애물과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는 풍뎅이의 비행 원리를 그대로 활용한 미래 비행체 기술을 발명했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8월 수상자로 선정한 박훈철 건국대 스마트운행체공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박 교수는 장애물과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는 장수풍뎅이의 날개와 비행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모방한 날갯짓 비행로봇을 개발했다. 자연 영상 촬영이나 적진 잠입 등 군사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며, 특히 우주 저밀도대기에서 비행 가능해 미래 항공우주기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낮은 대기 밀도에서 비행이 가능한 곤충 모방 로봇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새와 달리 꼬리날개가 없는 곤충의 비행방법은 기술적 구현이 어려워 장시간 비행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었다. 특히 뒷날개 중간을 접었다 펼쳐서 비행하는 풍뎅이는 충돌에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지만, 뒷날개가 완전히 펼쳐지는 과정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영화 속 첩보용 '풍뎅이' 로봇, 韓 과학자가 만들었다


박 교수는 초고속 카메라 촬영으로 장수풍뎅이의 뒷날개가 처음 날갯짓으로 발생하는 공기력과 관성력으로 완전히 펼쳐지는 사실을 밝혔다. 비행 중에 장애물 충돌로 뒷날개가 접히더라도 중앙부의 충돌 에너지 흡수로 짧은 시간 안에 다시 펼쳐져서 안정된 비행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이 원리를 적용해 날개에 충돌 에너지 흡수 장치를 부착한 곤충 모방 날갯짓 비행로봇 ‘KU비틀’을 개발해 날개가 장애물과 충돌할 경우 날개가 접히면서 충격을 완화하고 다시 펼쳐져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상업적인 우주 여행 도전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우주탐사의 지평이 넓어지는 가운데, 장애물과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고 정찰과 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곤충 모방 날갯짓의 로봇이 국내 기술진의 손으로 탄생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수풍뎅이 날개의 충돌 에너지 흡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독자적 기술로 구현한 데 의의가 있다”며 “저밀도 대기 비행이 가능하고 좀 더 비행 효율이 높은 곤충 모방 비행 로봇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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