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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CBDC, 또다른 게임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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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CBDC, 또다른 게임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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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여름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자들이 ‘화폐의 디지털화’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디지털 기술혁명시대에 진입하면서 화폐의 일부 기능만을 가지거나 다른 서비스와 결합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화폐는 전통적 화폐시스템의 게임 체인저가 됐다는 게 요지다.


경제원론 교과서는 화폐가 가치저장, 교환수단, 회계단위의 세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메트칼프의 법칙을 생각할 때 신속한 거래가 일어나는 디지털 네트워크 상에서 사용자가 일정수준 이상 늘어나면 정보의 접근성도 높아진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에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처럼 어느 한 기능에 전문화된 디지털화폐가 경쟁하며 공존한다. 거품의 논란이 있지만 가상화폐가 1만개가 넘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민간상표가 부착된 AAA 증권이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이 됐을 때 ‘안전자산은 과세권을 가진 국가만이 생산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일어났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신흥 저소득국의 화폐가 초국가화폐인 가상화폐보다 안전하다고 모두가 동의할 것 같진 않다.


또 다른 유형의 화폐로서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디지털화폐는 당초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정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행할 목적에서 만들어져 그 쓰임새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 전자상거래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플랫폼 상에서 수많은 사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랫폼 기반 디지털 통화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결합해 그 자체로서 별도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대도시 주민의 90% 이상이 제3자 모바일 결제회사인 알리페이·위챗페이의 지급결제서비스를 기본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며 그 규모는 연 41조달러에 이른다. 만약 서로 다른 플랫폼을 연결하는 디지털화폐가 등장한다면 디지털 공간에서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경제권이 생겨날 수도 있다.


논문이 발표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세계 각국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머니를 퍼붓자 가상화폐는 천장을 뚫었고 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의 거래와 채굴을 금지한 중국과 같이 행동으로 옮긴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PBC)은 제3자 모바일결제회사가 보유한 미지급금을 마치 은행이 지불준비금(지준)을 예치하듯이 PBC에 이관하도록 조치, 이들 기술기업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데이터 중개기관으로 지정했다. 올해 중국 정부는 알리페이 모기업 앤트그룹에 대해 결제 플랫폼에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규제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폭풍성장하는 민간 디지털화폐에 대응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정작 그 불똥은 다른 곳으로 튈 것 같다. 우리가 돈이라고 부르는 현금은 디지털화폐가 아니며, 은행의 빚인 요구불예금은 중앙은행의 빚보다 신용이 낮다. 지준은 일반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CBDC보다 열등하다. CBDC의 등장으로 기존의 돈은 언젠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만간 세상에 나올 CBDC가 금융의 중추인 은행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거시경제 여건이 취약한 나라에서 디지털 달러화가 일어날지, 반대로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위상이 흔들릴지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CBDC가 또다른 게임 체인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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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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