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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눈에는 눈 이에는 이'…블랙리스트에 '美 시스코' 정조준

최종수정 2020.09.22 12:10기사입력 2020.09.22 12:10

블랙리스트 오른 기업
中 물건 살수도 팔수도 없어
기업임직원 中 입국 제한
틱톡 매각 표류 가능성도

中 '눈에는 눈 이에는 이'…블랙리스트에 '美 시스코' 정조준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의 맞불카드로 미국기업 시스코를 정조준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웨이부터 위챗까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자 이에 대응격으로 나온 조치다. 시스코는 네트워크업계에서 화웨이의 경쟁자라는 점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보복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렀던 틱톡 인수전마저 다시 난항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현재 마련중인 블랙리스트에 시스코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아직 블랙리스트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시스코에 대한 보복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WSJ은 이와 관련해 시스코가 오랜기간 납품했던 중국의 국영 통신업체들과의 계약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게 위약금을 물더라도 미국기업과의 계약을 파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가 추진중인 블랙리스트는 중국내 판매, 구매를 제약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국 외교부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과 개인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 판매 및 구매가 금지되며, 중국으로의 투자도 금지된다"며 "기업 임직원의 중국 입국 제한, 거류 자격도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목록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 직후인 2019년 5월 처음으로 미국 기업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계획을 밝혔으나 미ㆍ중 무역협상 1단계 무역협정 체결을 앞두고 미뤄진 바 있다. 그러다 미국이 이달 15일부터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반도체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에 대해서는 사전 허가없이 화웨이에 팔 수 없도록 했고, 최근 위챗 등 중국기업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 바 있다.

현재 후춘화 부총리는 중국판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개 시기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류허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고위 관리들은 블랙리스트를 공개할 경우 미국이 중국기업에 대해 훨씬 더 가혹한 규제를 가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며 미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간 갈등이 극에 치달으면서 틱톡 인수전도 다시 미궁에 빠지게 됐다. 합의의 주요 쟁점인 '틱톡 글로벌(가칭)'의 최대 주주자리를 놓고 합의 당사자간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당초 오라클과 월마트가 지분 20%를 보유하는 문제에 대해선 양측이 합의했지만, 나머지 지분에 대해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자사가 80%를 가진다고 주장하는 반면, 오라클은 미국인이 지분 과반수를 확보한다며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오라클이 완전한 지배권을 갖지 못한다면 이 거래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난항을 예고했다.


AFP통신은 새 회사의 지분에 대한 설명이 서로 다르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틱톡 소유권 재조정에 관한 합의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향후 새 기업의 주식 공모를 통해중국의 영향이 희석되길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도 틱톡 매각에 부정적이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 노릇을 하는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이와 관련해 전날 밤 트위터에서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의 국가 안보 위협 때문에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월마트 간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사설에서 "미국의 틱톡 강도질에 '노(No)'라고 말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이번 거래는 불공평하다"며 "중국이 그런 거래를 승인할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양국간 냉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대응은 제한적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에 본사를 둔 리스크 컨설팅 업체 플레넘의 정치리스크분석가 펭추쳉은 "올해 11월 미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미국의 움직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국이 이에 맞서 극적인 대응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실질적인 움직임을 취하지 않을 것이지만 중국 기술 회사에 대한 일방적인 움직임에 대해 미국을 비판하는 상징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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