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美회계감독기구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고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기구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31일 교보생명은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평가업무 기준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공시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FMV(공정시장가치)'를 산출하는데 있어 준수해야 할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적정 FMV 산출하는데 있어 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로 인해 주주간 분쟁이 장기화하며 경영 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되는 등 유무형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해 회사 차원에서 고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은 2012년 9월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8년 10월 FI는 풋옵션을 행사했고, 최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근거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현재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서 중재 절차 중이다.

당시 딜로이트는 FMV를 산출하면서, 행사시점이 아닌 2018년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간에는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주요 피어그룹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가 포함돼 있다. 딜로이트가 산출한 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이다.

만일 ICC 중재 판정부가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주장을 모두 수용해 최대주주에게 주당 40만9912원에 매수하라고 판정하고, 최대주주가 충분한 자금조달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딜로이트 글로벌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소송 준비를 마쳤고, 곧 소장을 접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고발 조치와 향후 진행될 소송 또한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기업가치의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