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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2004 '탄핵의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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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 한 달 앞두고 단행된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낙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투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2004 '탄핵의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이낙연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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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연루 사실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것이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탄핵’이라는 키워드가 다시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물론 당장 실행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20대 국회에서 국회 탄핵안 가결의 정족수인 국회의원 3분의 2 찬성을 이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심 원내대표의 정치 시간표는 오는 4월15일 제21대 총선을 치르고 5월 말 새로운 국회가 출범한 이후다.


당장 실행하기 어려운 탄핵 키워드를 꺼낸 이유는 정치적인 노림수와 맞물려 있다. 문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지지층을 결집시켜 총선 득표에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총선을 앞두고 탄핵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는 모습, 어디에서 많이 봤던 장면이다.


2004년 3월12일은 한국 정치사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다. 제17대 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단행된 대통령 탄핵, 임기 종료를 앞둔 16대 국회의원들이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시도했다. 의회의 힘을 믿고 대통령 권력을 바꿔보려는 시도, 결과는 어땠을까.


3월12일 의회 주변 공기는 무거웠다. 결과는 예정돼 있었다. 의석수 차이가 월등히 나는 관계로, 당시에는 국회 선진화법도 없었기에, 의원들의 충돌(몸싸움 포함) 결과는 뻔했다. 열린우리당 의석으로는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의 합동작전을 막기 역부족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새천년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온 소수 의석의 미니 여당이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정치, 그날엔…] 2004 '탄핵의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이낙연 여의도 국회의사당.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석 주변을 점거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한 이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은 국회 경위의 경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국회의장의 질서 유지권이 발동된 이후 본회의장 내에서는 고성과 오열이 이어졌다. 저항하던 열린우리당은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으로 끌려갔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고함과 오열 이외에는 마땅한 저항 수단이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투표는 불과 1시간도 되지 않아 끝이 났다. 한나라당 의원 중 일부는 휠체어를 타고 한 표를 행사했다. 국회 다수 의원들의 뜻이 반영돼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


탄핵 가결 직후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각각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달콤한 승리의 기쁨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예측하지 못했을까.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임기 만료를 기다리는 의원들이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모습은 선거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변수였다.


[정치, 그날엔…] 2004 '탄핵의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이낙연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전에 국민 여론은 7대 3에서 6대 4로 탄핵 반대 비율이 더 높았다. 다수 민심의 뜻과 다수 국회의원의 뜻이 충돌한 셈이다. 2004년 3월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지 불과 1년이 지난 시점이다. 임기 1년여 만에 대통령 권한을 정지시킨 사건이 발생하자 민심은 동요했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하던 시각 노무현 대통령은 경남의 한 공장을 방문하고 있었다. 당시 공장 근로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던 노무현 대통령은 “몇 달 뒤에도 여전히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약속한 것을 이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다. 혼란의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넘어 전국 각지로 퍼졌다. 탄핵 주도세력의 총선 성적표는 어땠을까. 2004년 4월15일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의 과반 의석을 얻어 원내 제1당이 됐다.


한나라당 의석은 121석으로 축소됐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3월12일 탄핵 가결 직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패배였다. 민주당은 지역구 5석, 비례대표 4석 등 9석을 얻는데 그쳤다. 지역구 의석은 모두 호남이었다. 수도권 성적표는 처참했다. 탄핵을 주도했던 한나라당보다 이에 동참한 민주당의 정치적 타격이 훨씬 컸다.


[정치, 그날엔…] 2004 '탄핵의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이낙연


당시 민주당은 정치적인 텃밭인 광주와 전북에서 전패했다. 전남에서만 지역구 당선자 5명을 배출했다. 주인공은 이상열 의원(목포), 김효석 의원(담양·곡성·장성), 이정일 의원(해남·진도), 한화갑 의원(무안·신안) 그리고 이낙연 의원(함평·영광)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을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 2004년 3월 ‘격랑의 여의도’ 그 시절 그의 당적은 민주당이었다. 이낙연 당시 의원은 열린우리당 분당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당 잔류를 선택했지만 정치적인 노선은 참여정부와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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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참패 흐름 속에서 이낙연 의원이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노무현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인물은 2명이었는데 그중 한 명이 정치인 이낙연이었다. 당적은 민주당이었지만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시도하던 지도부에 저항한 대표적인 정치인이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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