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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10년만에 최저…'세금주도성장' 마저 한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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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19년 경제성장률 발표

민간 투자, 소비, 수출이 한꺼번에 위축

정부소비만 증가해 단기 처방… 장기 회복에는 도움 안돼

경제성장률 10년만에 최저…'세금주도성장' 마저 한계(종합)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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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은별 기자]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를 기록해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부진, 정부의 노동 비용 증가 정책 탓에 민간 부문의 투자, 소비, 수출이 한꺼번에 위축된 게 원인이었다. 막판에 정부가 세금을 대거 풀며 4분기 성장률을 1.2%까지 끌어올려 연간 성장률 1%대 추락은 막았지만 한계는 있었다.


한국은행이 22일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를 통해 발표한 작년 경제성장률(전년대비)은 2.01%로 집계됐다. 애초 1.9%대 후반으로 2.0% 성장률에 턱걸이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보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치만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이후 최저치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민간은 바닥에서 허덕였지만 정부소비 증가율만 시간이 갈수록 높아졌다"며 "'세금주도성장'이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간 항목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정부 소비를 뺀 모든 분야가 부진했다. 민간소비는 1.9%로 6년만에 최저(2013년 1.7%)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는 -8.1%로 2009년 -8.1% 이후 가장 낮았다. 건설투자는 -3.3%로 2018년 -4.3%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마이너스 늪에서 못 빠져 나왔다. 수출은 1.5%로 2015년 0.2% 이후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 역시 -0.6%로 2009년 -7.2% 이후 10년만에 제일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성장률 10년만에 최저…'세금주도성장' 마저 한계(종합)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반면 정부소비는 6.5%로 2009년 6.7%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중 D램과 플래시메모리 사이클이 동시에 악화되며 수출이 상당히 어려워지면서 민간 부문의 성장활력이 크게 저하됐다"며 "정부가 경기 안정화 차원 에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성장률(전분기대비) 1.2%를 떼어 놓고 보면 정부가 세금을 풀어 성장을 주도했다는 게 더 두드러진다. 원래 한은 안팎에선 4분기 성장률을 최대 0.9% 정도로 예상했지만 정부가 나서 소비를 늘리며 깜짝 성적을 거뒀다. 4분기 정부 소비는 2.6%로, 1분기(0.4%)·2분기(2.2%)·3분기(1.4%)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정부의 복지비와 물건비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려 건설투자 역시 3분기 -6.0%에서 4분기 6.3%로 대폭 뛰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 소비가 늘어난 것에 대해 "세금을 어떻게 썼는지도 중요하다"며 "작년처럼 정부가 소비로 성장률을 떠받치는 건 일시적인 단기처방 일 뿐, 장기적으로 경기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작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0.4% 감소해 1998년(-7.0%)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을 받았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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