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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낮아서?" 여성영화 마케팅, 왜 男배우만 강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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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은 아씨들', 男배우 내세운 마케팅 논란
여성 관객들 "여성 감독과 배우 배제했다" 반발
여성주연·서사 영화, 예매관객 70% 이상 여성
전문가 "논란 피하려 보편성 강조"

"인지도 낮아서?" 여성영화 마케팅, 왜 男배우만 강조하나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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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여성 감독과 배우 때문에 이 영화를 기다렸던 건데, 굳이 남배우를 내세운 이유를 모르겠어요."


내달 개봉을 앞둔 영화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이 국내 마케팅 과정서 여성 감독과 여성 주연 배우를 배제하고 남성 배우를 강조해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 관객들은 이같은 마케팅 방법이 영화의 의미와 감독의 의도 등을 퇴색시킨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다양한 여성의 역할,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의 움직임에도 영화 마케팅은 여전히 여성 관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영화 '작은 아씨들'은 동명 소설 원작을 현대 여성의 시선에서 재해석한 작품으로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의 성장을 그렸다.


엠마 왓슨을 비롯해 메릴 스트립, 로라 던, 시얼샤 로넌, 플로렌스 퓨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지난 2018년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출 데뷔작인 '레이디 버드'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로 지명됐던 그레타 거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해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후보 지명되며 국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CGV는 지난 16일 공식 페이스북에 해당 영화의 예고편을 게시하면서 "티모시 샬라메 미모는 덤"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댓글에서 "자매 4명 모두 사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관객들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여성 주인공들을 배제한 채 남성 배우를 조명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비교적 비중이 적은 남성 배우를 조명하면서 영화의 핵심을 이루는 여성 주인공과 중심 서사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게시물에 언급된 남성 배우는 네 자매의 이웃집 소년 로리 로렌스 역을 맡았다.


"인지도 낮아서?" 여성영화 마케팅, 왜 男배우만 강조하나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논란이 불거지자 CGV 측은 다음날 한 매체를 통해 "인지도 높은 배우의 이름을 이용한 홍보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논란이 더욱 확산했다. 관객들은 해당 작품에 엠마 왓슨, 메릴 스트립 등 국내서 인지도가 높은 여성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엠마 왓슨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헤르미온느 역으로 열연을 펼쳤으며 메릴 스트립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미아'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지난해부터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렸다는 직장인 A(27) 씨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이다. 인지도로만 따지면 '해리포터'에 출연했던 엠마 왓슨으로 홍보를 펼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왜 관객이 원하는 바는 파악하려고 하지도 않고 마케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씨는 "'작은 아씨들' 같은 여성 중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주 관객층이 여성이다"라면서 "여성 관객의 관심을 원하면서도 남성 배우를 내세워 마케팅하는 방식은 정말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다. 더 많은 여성 관람객을 원하면 그에 따라 마케팅해야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극장가에서는 여성 중심 영화의 흥행이 돋보였다. 특히 여성 영화의 흥행에는 여성 관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CGV 전산망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 예매 관객 중 75.8%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개봉한 여성 퀴어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예매 관객 77.3%가 여성이었으며 '벌새', '메기', '알라딘' 등 영화에서도 관객 수 70% 이상이 여성 관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지도 낮아서?" 여성영화 마케팅, 왜 男배우만 강조하나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전문가는 논란을 피하고자 보편성에 기대는, 안일한 접근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홍보 과정에서) 여성, 페미니즘을 강조하는 것이 논쟁만 일으킬 뿐 티켓파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여성 관객 중에서도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이런 영화를 더 찾아보는데,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황 평론가는 "젠더 문제든 계급, 인종 문제든 그 안에 어떤 맥락이 있음에도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을 제거한 채 보편성에 기댄다. '보편적으로 많이 팔리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불편한 지점이 작품의 본질이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직시하지 않는다면 텍스트 자체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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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런데 요즘 추세를 보면 남녀커플이 영화를 보는 비율이 전보다 많이 줄었다. 혼자 관람하는 관객도 많지만, 특히 동성 친구를 동반한 여성 관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보편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은 굉장히 안일한 접근이다. 결코 상업적으로 유리하지 못하다"라고 설명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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