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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탁상행정, 프랜차이즈 산업 뿌리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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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탁상행정, 프랜차이즈 산업 뿌리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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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A사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 쌓아온 회사의 가격경쟁력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ㆍ부자재 제품의 원활한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 7년 동안 자체 생산공장과 물류시스템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쌀 때 대량으로 사서 창고에 보관하거나 장기간 선물 계약하는 방식으로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인 원ㆍ부자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중의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일 년 내내 같은 가격으로 가맹점에 공급해 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시행되는 정보공개서는 가맹점 공급물품 상ㆍ하한가를 공개해야 하는데, 품목마다 상ㆍ하선 없이 하나의 가격밖에 없는 A사는 가격경쟁력이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게 된다. A사 대표는 "앞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물류시스템에 투자하지 않고 차액가맹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제3자 물류시스템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외주 물류비용이 추가돼 가맹점의 부담이 늘고 결국 제품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원ㆍ부자재를 공급하는 식자재 업체 B사 또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러 업체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B사는 업체들마다 판매 가격이 다르다. 구매 물량이나 결제 방법, 거래 기간 등 업체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체별 가격 정보가 공개되면 공급가격이 높은 업체들이 반발하거나 가격인하를 요구할 것이 뻔하다. 또 경쟁업체들에도 공급가격이 그대로 노출돼 제 살 깎기식 과당 경쟁이 벌어질 것이 우려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C씨 역시 걱정이 태산이다. 가맹본부로부터 공급받는 닭 원재료 가격을 소비자들이 알게 될 경우 치킨값에 비해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1만8000원을 내고 배달시켜 먹는 프라이드 치킨 닭 한 마리의 원재료 가격은 4000~5000원 수준이지만 치킨값에는 상가 임대료, 인건비, 배달료, 식용유 등 부자재 가격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이해해 줄지 걱정이다.


정부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에 거래되는 품목들의 공급가격과 사실상 유통마진인 차액가맹금 공개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프랜차이즈 업계에 총 비상이 걸렸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헌법소원을 청구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언젠가는 내려지겠지만 그동안 100만 프랜차이즈 산업인이 겪게 될 어려움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한 번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듯이 유출된 가격정보로 인해 프랜차이즈 업계가 보게 될 피해는 너무 막심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행령을 개정하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정보가 영업기밀에 속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려는 사람에게 더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발상은 시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물품가격 정보에는 가맹본사가 오랫동안 쌓아온 구매 노하우,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력 등이 숨겨져 있다. 그런데도 사실상 불특정인 예비창업자에게 달랑 비밀준수 서약 서류 한 장만을 믿고 영업기밀을 공개하라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다.


노자에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ㆍ치대국약팽소선)'는 말이 있다. 한꺼번에 제도나 법령을 확 바꿔버리거나 시시콜콜 국민 삶을 간섭하지 말라는 동양 최고 고전의 교훈을 당국자들이 새겨듣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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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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