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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생활밀착형 SOC 투자, 지금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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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생활밀착형 SOC 투자, 지금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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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넘도록 투자하는 법을 잊어버렸다고들 웅성대고 있다. 우리 정부 말이다. 사회간접자본(SOC)이라는 말은 아예 폐기해버렸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물론 SOC의 추억이 4대강 토목 공사나 비싼 민자고속도로와 같이 지저분하긴 했으나 정부의 낯가림이 너무 심하다 싶다. 아무 투자도 않고 옛 그림자 속에 웅크리고 있을 여유가 없어 보이는 지금이다.


여기 더없이 딱 떨어지는 적재적소 투자처가 있다. 생활밀착형 SOC다. 과거 국정농단으로까지 번져갔던 중후장대 스타일 SOC와 달리 구분되는 새로운 이 개념을 둘러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생활밀착형 SOC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뜻한다. 우선 생활인프라 범주에 드는 주택, 택지조성, 상하수도, 도시공원, 주차장, 청소시설, 학교, 사회교육시설, 체육시설, 문화시설, 보건소, 병원, 사회복지시설, 관공서 등이 주축이 된다. 생활지원 인프라인 도로, 철도, 전기, 통신시설 등까지 교집합으로 포괄한다. 과거 대형 국책사업으로 밀어붙였던 국토 보전 인프라와는 구별되는 영역이다.

정부와 민간 투자의 새 지평으로 떠오르는 생활밀착형 SOC는 그야말로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소리 없이 결정짓는 호르몬과 같은 실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얼마 전 우리 국민이 생생하게 겪었던 고양시 열수송관 파열 사고, 상도동 유치원 건물 붕괴, KT 아현지사 통신망 화재, 빈발하는 KTX 사고 등이 죄다 생활밀착형 인프라 부실, 불량, 하자에 해당한다. 더 세밀하게 들어가 보자. 서울의 경우 지하철 연장 중 35.6%가 20년 이상 경과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64.8%가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한국 전체를 보더라도 박물관 1곳당 인구 수가 6만4473명으로 미국의 1만8151명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한국의 도서관 1곳당 인구 수는 일본의 4.1배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공원 녹지나 주차장, 의료, 체육시설과 같이 그날그날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 시설과 프로그램이 빈약하다는 사실에 새삼 질리지 않을 수 없다.

그뿐만 아니다. 건물 내진 설계나 사회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실상까지 줄줄이 모아보면 점입가경이다. 매순간 불안에 떨어왔고 어느덧 건강한 삶을 저당 잡혀 살고 있구나 하는 무기력한 생각까지 이르게 마련이다.


연관해서 서릿발 같은 주민 조사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으로부터 나온 게 있다. 우리나라 지역민들은 생활밀착형 인프라가 다른 인프라보다 지역민의 삶의 질, 지역 경쟁력에 더 깊은 관련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수요는 생활밀착형 SOC 수요에 집중되어 있지만 철저하게 외면 받아 왔다는 지적이다. 지역마다 의료, 문화, 복지, 체육, 공원 녹지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미흡한 실상이 방치되어 왔다.


이러니 생활밀착형 SOC 투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최근 수요조사를 통해 전체 사업 건수 649건, 총 69조원 사업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신규 사업은 사업비 기준으로 39.4%, 노후사업은 60.6%로 파악됐다. 서울시, 부산시 도심 지하에 묻힌 수많은 낡은 배관들을 속히 정비하지 않으면 수돗물도 못 믿고 지반 약화로 인한 싱크 홀 사고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환승역, 대중교통, 주거 여건, 미세 먼지 등 환경 문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생활밀착형 SOC 과업들이 우선 순위 리스트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정부는 지금 당장 이들 생존형, 생계형, 생명 차원 정책 사업과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SOC라 써 놓고 하드웨어 토목 공사로 읽어왔던 갈취의 시대는 보냈으니 이제 산뜻한 소프트웨어 인프라,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 부문에서 할 일을 해보자. 우리 주민은 생활자로서 그냥 평범한 인간이다. 주거, 환경, 의료, 건강, 복지, 문화, 체육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생활밀착형 SOC가 후진국 수준이라면 생활자 삶의 질도 하류, 경쟁력도 하위에서 맴돌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한시바삐 생활밀착형 SOC 실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하길 바란다. 아울러 지역 내, 지역 간 차이가 너무 크고 대부분 생활 인프라가 노후화되어 소리 없는 암살자가 되고 있음을 똑바로 봐야 할 터이다. 이로써 민간과 협력해 생명 생존이 목표가 되는 생활밀착형 SOC 인프라 사업을 제대로 실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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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프라, 정무 인프라, 하드웨어 인프라 같은 허상 간접 자본일랑 왕창 들어내고 오롯이 실사구시 생활밀착형 SOC 사업에 집중하길 바란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한국문화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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