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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 울고 토닥이고…손흥민의 눈물은 동료애이자 조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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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표팀 주장감이다" 기성용의 칭찬 잔잔한 감동
공은 둥글고 끝나지 않았다, 공감하는 리더십에 박수를

[사람人] 울고 토닥이고…손흥민의 눈물은 동료애이자 조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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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 울고 토닥이고…손흥민의 눈물은 동료애이자 조직애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관람한 뒤 1-2로 아쉽게 패한 우리 대표팀 라커룸을 찾아 울먹이는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그는 울보다. 분해서 울고, 속상해서 울고, 동료와 국민들에게 미안해서 또 울고.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 90분 내내 숨이 턱에 차도록 뛰었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한국팀을 외면했다. 그것이 못내 서러웠던 것이다. 단순한 승부가 아니었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축제,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 1승을 향한 국민들의 염원. 그 성원에 화답하지 못하자 태극마크의 무게는 천근만근이었다. 관중석을 쳐다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잘했어, 잘했어." 라커룸을 찾아온 문재인 대통령의 한 마디에 결국 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울었다.

[사람人] 울고 토닥이고…손흥민의 눈물은 동료애이자 조직애 손흥민이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뒤 장현수를 위로하며 포옹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당차고 자유분방한 스타플레이어= 손흥민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서 18골과 11도움(컵대회 포함)을 기록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다. 차범근 전 감독은 손흥민을 이렇게 평한 적이 있다. "나는 경기 전에 늘 공포감이 있었다. 동양 문화에 익숙해서인지 2골을 넣으면 상대가 거칠게 달려들까봐 (좋은 기회에서)옆으로 패스한 경험도 많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기에 대한 긴장감이 없다. 성격이 당차다. 그래서 몰아치기에도 능하다."

토트넘 내에서도 손흥민은 재기발랄하고 자신만만하다. 사람들의 환호에 익숙하고 스타플레이어로서의 관심을 누릴 줄 안다. 무엇보다도 자기 감정에 솔직하다. 기쁠 때는 환호하고 절망할 때는 탄식하면서 게임을 즐긴다. 그런 모습에 반한 차 전 감독이 한마디를 보탰다. "역시, 신세대야." 규율에 얽매이거나 서열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엘리트 코스 대신 마이웨이로 세계무대 도전장= 손흥민은 이전 대표 선수들이 걸었던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았다. 축구 명문 학교에 가는 대신 독학으로 실력을 키웠다. 선수 출신으로 유소년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아버지 손웅정씨가 그를 전담해서 가르쳤다. 손씨는 울산 현대와 성남 일화 등 프로축구 팀에서 뛰었지만 부상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다. 대신 독일, 스페인, 브라질 등 축구 선진국에서 유소년 시스템을 접하며 탄탄한 기본기와 즐기는 축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를 오롯이 손흥민에게 전수했다. 손흥민이 두 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강한 슈팅과 돌파력을 겸비한 것은 기본기를 착실히 쌓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축구 명문 동북고에 진학했지만 3개월 만에 중퇴하고 독일에서 축구유학을 하며 유럽 진출을 꿈꿨다. 2010년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바이어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 차범근과 박지성이 대기만성형이라면 손흥민은 떡잎부터 남달랐던 유망주였던 셈이다. 차두리 축구대표팀 코치는 "아버지(차범근)는 축구장 안팎에서 굉장히 절제된 모습이었지만 손흥민은 자유분방하다. 지금 공격수에게 중요한 부분은 창의성인데 이러한 성격이 주효한 것 같다"고 했다.

[사람人] 울고 토닥이고…손흥민의 눈물은 동료애이자 조직애 손흥민[이미지출처=연합뉴스]


◆눈물 흘릴 줄 아는 공감의 리더십= 손흥민의 눈물은 오랜 습관이다.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지는 게 싫었다. 패하면 분하고, 팬들이나 동료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로 탈락하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 그칠 때도 어김없이 울었다. 웃는 모습을 기대하며 출전한 두번째 월드컵에서도 연달아 조별리그에서 패하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분하고 아쉽고, 미안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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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손흥민의 눈물은 동료애이자 조직애의 정수(精髓)다. 다 같이 기뻐하고 슬퍼할 줄 아는 동료애, 위선과 권위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진 조직애. 그는 공식 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파트너를 요청해 프리킥과 슈팅 연습을 즐긴다. 카리스마나 연륜 대신 실력과 행동으로 동료들을 이끈다. "손흥민이 차기 대표팀 주장감이다." 국가 대표팀 주장 기성용의 칭찬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씨도 거들었다. "손흥민의 월등한 실력은 동료들을 분발하게 하고, 같은 대표 선수라도 뭔가 해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스타 리더십의 효과다. 우리 사회가 개인 성향이 뚜렷해지고 수평적 조직 문화를 선호하는데 위기가 닥칠수록 이러한 리더가 절실하다."


27일 저녁 한국은 독일과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독일을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으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다. 1%의 가능성. 도박꾼들은 독일 승리에 베팅했다. 우리 국민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손흥민은 "16강에 갈 수 있는 1%의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공은 둥글고 휘슬이 울려야 경기는 끝난다. '대~한민국'이 울려퍼지는 그 순간, 손흥민은 또 어떤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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