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한국차]모두가 위기 vs 노조는 아니다…車 위기설 팩트 체크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같은 현실을 외면한채 파업에 나서는 등 한국 자동차 산업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한국 자동차는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에 생산량 위축 그리고 파업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으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올해 5월까지 미국·중국·서유럽 등 3대 자동차 시장의 한국차 점유율은 5.8%를 기록했다. 이들 시장에서 한국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6.3%, 2010년 6.3%, 2011년 7.0%, 2012년 7.7%까지 늘었다가 2013년 7.5%로 줄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 이후 2014년 7.5%, 2015년 7.2%, 2016년 7.1%에 이어 올해 5.8%까지 떨어졌다.

중국 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한국차의 중국 점유율은 2009년 7.9%에서 2014년 9.0%까지 상승했다가 2015년 7.9%로 떨어졌다. 이어 지난해 7.4%로 하락하더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올해 1∼5월 4.0%까지 급감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꺾였다. 미국 시장의 한국차 점유율은 2011년 8.9%까지 상승했다가 2014년 7.9%로 떨어졌다. 2위 일본차(38.7%)와의 격차는 30%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태다. 서유럽에서는 최근 6년간 5.7∼5.9%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정체 상태다.

생산량 위축으로 완성차 생산국 6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국은 2005년 완성차 생산국 순위 5위에 오른 후 2015년까지 11년 연속 '빅5'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인도에 뒤져 6위로 내려앉았다. 올 들어 인도와는 격차가 벌어졌고 7위인 멕시코에는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인도와 한국의 격차는 지난해 1분기 6만대에서 올해 20만대로 확대됐다. 반면 한국과 멕시코의 생산량 격차는 지난해 1분기 23만대에서 올해 4만6000대로 좁혀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생산과 수출 모두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누적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16만2547대로 지난해 상반기(219만5843대)보다 1.5%(3만3296대)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209만9557만대를 기록한 2010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수출도 4년 연속 감소세다. 2014년 상반기 159만9883대에서 2015년 154만4405대, 2016년에는 133만5169대까지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132만4713대로 전년 대비 1만여대 감소했다. 북미 수출은 올해 상반기 46만8129대로 전년 대비 11% 줄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그룹의 존립까지 흔들릴 위기다.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판매가 급감한 상황에서 기아차는 통상임금으로 적자 전환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올해도 노조가 파업에 나서며 5조원 손실이라는 지난해 악몽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사드 영향으로 중국 판매가 급감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특히 기아차는 영업이익이 44% 감소한 7870억원으로 2010년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같은 위기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가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사측은 실적 부진을 감안해 호봉승급분 지급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은 불가하다는 견해와 함께 예년보다 축소된 200%+100만원의 성과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이 납득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제안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