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말레이·베트남에 3000억원대 석탄 팔았다는데
북한이 제재를 피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3000억원어치의 석탄을 판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의 석탄 매장량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최근 결의안에 민생목적 여부를 따지지 않고 북한의 석탄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그런데 북한이 몰래 석탄을 판매해왔다면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제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NHK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에 "북한에 대한 제재가 확대되고 있는 한편 북한의 제재 회피도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정부가 안보리 제재 결의를 바탕으로 연내 북한 석탄 수입 중지 방침을 밝혔지만 이후 북한은 말레이이사와 베트남에 석탄을 수출해 2억7000만달러를 벌었다. 우리 돈으로는 약 3000억원이다.
그렇다면 제재를 회피하는 수익원으로 부상한 북한의 석탄 매장량은 얼마나 될까.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난해 10월 '2016년 한반도 통일경제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내용을 보면 북한에는 227억 톤의 석탄이 매장돼 있다. 추정 매장량을 더해 북한이 발표한 수치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는 북한의 발표치는 사회주의 국가 기준에 따른 매장량으로, 이를 국제적 기준으로 다시 산출하면 12∼36%에 불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올해 3월 북한은 대외선전용 매체인 '조선의 오늘'을 통해 수십만 톤의 석탄 매장량을 새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평안남도 개천탄광, 봉천탄광 주변 지역에 매장된 질 좋은 석탄이 새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지표·갱도 조사를 통해 기존 탄광 지역의 지하 50m 인근에서 탄맥을 발견했다고 했다. '조선의 오늘'은 "석탄 매장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힘 있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석탄을 캐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 연방 의회 의사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이 석탄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은 매해 평균 약 10억달러 이상이었다. 이는 전체 수출 소득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북한의 석탄]①대북제재 '구멍' 북한 석탄 매장량은?
[북한의 석탄]②말로만 듣던 '아오지 탄광'서는 뭘 캐나?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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