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더 강력한 무기' 배치 자극"…日 '선제타격 능력' 논란 소개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북한의 빠른 핵 프로그램 진전이 한국과 일본에 더 강력한 무기까지 배치하도록 양국 정치권을 자극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북한이 주변국에 더 치명적인 무기까지 배치하도록 경고음을 울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는 역내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지난달 4일과 28일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 중인 조치와 전력 증강 요구 목소리를 소개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하고 미국 측에 미사일 지침 개정을 요청한 사실도 전했다.
NYT는 "평화란 구걸하는 게 아니고 힘의 균형을 이룰 때 온다"면서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언급도 덧붙였다. 한편 일부 여론조사에서 많은 한국인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핵무기 개발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NYT는 이어 "북한이 이미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을 수도 있다"는 일본 방위백서의 내용을 거론하며 일본에서 선제타격 수단이 필요한지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미 선제타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추진되고 있다. NYT는 일본에 선제타격 능력이 갖춰지면 전후 평화헌법에서 전쟁을 금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완전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일본의 선택가능한 선제타격 수단으로는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 공대지 미사일, 공중 급유기 등을 들었다.
NYT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양적ㆍ질적 측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현 미사일 방어가 충분한지 검토할 것"이라는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의 언급도 전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선제타격 수행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고 권고한 자민당 위원회를 이끈 인물이다.
일본은 이미 F-35 전투기 구매계획을 공언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지상 발사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NYT는 한국과 일본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치적 논쟁거리'라면서도 전력 증강이 현실화할 경우 "수십년간의 전례가 깨지는 것이어서 미묘한 외교적 책략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ㆍ안보적 파장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한반도 전문가인 다쿠쇼쿠(拓殖)대학 대학원의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특임 교수는 "한국이 핵무장으로 가면 핵무장 논쟁은 일본에서도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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