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4일 국민투표…25년간 이민 제한
정부·의회 반대 속 10만명 서명해 성사
유럽서 강해지는 반(反)이민 정서 흐름
유럽 부국인 스위스가 2050년까지 인구를 1000만명으로 제한하는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오는 6월 실시한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는 6월14일 실시되는 이번 투표가 통과될 경우 스위스 정부는 향후 25년간 이민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현재 스위스 인구는 약 900만명 수준이다.
해당 국민투표 발의안 찬성 측은 인구가 950만명을 넘길 경우 외국인의 영주권 취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스위스와 유럽 대륙 간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유럽연합(EU)과의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위스는 EU 회원국은 아니다.
정부와 의회는 모두 해당 발의안에 반대하기로 표결했으나, 10만명 이상 시민이 서명해 국민투표가 자동으로 성사됐다.
청원을 주도한 것은 스위스 의회 의석 약 3분의 1을 차지한 우파 정당 스위스국민당(SVP)이다. 찬성 측은 과잉 인구로 인프라가 과부하되고 임대료가 상승했으며 지역 정체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 따르면 스위스국민당 소속 토마스 마터 의원은 의회 토론에서 "우리 시민들은 충분히 참았다"고 말했다.
반대 측은 인구 상한제가 스위스 경제에 타격을 주고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외국인 인력 유치가 어려워지며, EU와의 관계도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도 성향 정치인 위르크 그로센은 SRF를 통해 인구 상한제가 스위스를 "혼란과 고립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해 3월 해당 발의안을 거부할 것을 권고했다. 스위스국민당 소속 인사를 포함한 7인 연방평의회는 EU와 대립하기보다 협력하기를 원한다며 이번 발의가 여러 국제 협정 탈퇴로 이어지는 등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이민 유입은 스위스 사회 일각에서 반발을 불러왔다. 스위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5세 이상 주민의 약 40%는 이민자이고, 대다수는 유럽 출신이다.
스위스 여론조사기관 리와스가 현지 언론사 의뢰로 지난해 12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인구를 1000만명으로 제한하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은 48%, 반대는 41%로 집계됐다
2015~2016년 전쟁과 빈곤을 피해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되면서 유럽에서는 반(反)이민 정서가 점차 강해지는 흐름을 보여왔다. 유럽 각국의 정책 기조도 엄격해지고 있는데, 영국은 지난해 11월 난민 정책을 개편해 영주권 취득 기간을 기존 5년에서 최대 20년으로 연장했다. 또 난민에 대한 의무적 지원 규정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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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지난 5월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취임한 이후 난민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과거 입국과 체류를 약속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 이민 포기를 조건으로 현금 지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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