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은 30일 북한쪽으로 올라가 사실상 그 경계가 희미해진 상황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7월 내내 한반도에 물폭탄을 떨어뜨렸던 장마전선이 사실상 소멸됐음에도 31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또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서울을 포함한 일부 중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다. 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오전 7시25분에는 경기 안성, 오전 8시에는 경기 오산·평택·용인·화성에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오전 10시 기준으로 일 강수량은 경기 안성 보개면 178.0㎜, 용인 이동면 129.0㎜, 오산 남촌동 128.0㎜, 평택 송탄동 135.5㎜를 기록했다.
이번 비는 장마전선이 아닌 태풍과 기압골의 영향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제9호 태풍 '네삿(NESAT)'이 30일 중국 남동부에서 소멸하면서 갖고 있던 수증기를 모두 내놓은데다 현재 중국 남부에 위치한 제10호 태풍 '하이탕(HAITANG)'이 고기압성 흐름을 강하게 하면서 우리나라에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북쪽으로는 차가운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수증기를 비구름 떼로 바꿔주는 역할을 했다.
예상 강수량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 새벽까지 중부지방(강원도 동해안 제외), 경북 북부 30~80㎜다. 많은 곳에는 150㎜ 이상의 비가 쏟아질 예정이다.
장마전선은 30일 오전 강원도 영서 지방 등에 비를 뿌리고 북한 쪽으로 올라가 사실상 그 경계가 희미해진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금 시기는 지구가 열을 많이 받아 북쪽의 차가운 공기 세력이 약해져 비구름 떼를 만나기 어렵다. 장마전선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도 "장마 종료 시점은 추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가 그친 뒤부터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는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겠다.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면서 폭염특보도 확대·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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