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 충북도의원의 '국민은 레밍'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끊이지 않는 국내 정치인들의 '국민 비하 발언'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일 김 의원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행동 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앞서 김 의원을 포함한 충북도의원 4명은 청주 수해 복구 작업을 뒤로 하고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서 빈축을 샀다.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김 의원은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충북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촉구 집회에 참석한 그는 "대한민국 국회와 언론, 법조계에 광우병보다 더한 광견병이 떠돌고 있다"며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 날뛰고 있다", "미친개들은 사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북도의원들이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은 책임져야한다"고 비판하자 김 의원은 "표현의 자유"라고 반박했다. 이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된 김 의원은 '특별히 피해 본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결정을 받았다.
"민중은 개·돼지", "조리사는 밥 하는 아줌마"…적절한 사과 있었나?
지난해 7월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술자리에서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한 것도 공분을 산 사건이었다. 이후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나 전 기획관에 대한 파면을 의결했고, 이에 불복한 나 전 기획관은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최근 김학철 의원과 더불어 가장 많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는 이언주 국민의당 수석부대표다. SBS의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파업 중인 학교 조리사들과 관련해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후 이 수석부대표는 입장문을 낸 뒤 "이유가 어찌됐든 사적인 대화에서지만 그로 인해 상처를 입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제 표현으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 밖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춘향전은 변 사또가 춘향이 따 먹는 얘기"라고 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하늘이 정해놓은 건데 여자가 하는 걸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 설거지나 빨래는 절대 안 한다. 하면 안 된다"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vs 두테르테 '막말 배틀'
나라밖 정치인으로 눈을 돌려보면 막말 1인자는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검색창에 '트럼프'를 치면 '막말 모음'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는 거침없이 말을 뱉는다. 멕시코 이민자와 이슬람 신자들은 물론 여성들까지 비하 대상이다.
트럼프는 "유명인은 여성을 맘대로 할 수 있다", "당신이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게 해줘", "모유 수유? 역겹고 구역질나고 끔찍하다" 등 저속한 용어로 여성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또한 "멕시코 이민자는 성폭행범, 범죄자" 등의 인종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역시 만만치 않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세력 토벌을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 두테르테는 지난 5월 해당 지역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당신들이 3명까지 성폭행해도 내가 책임지고 감옥에 가겠다. 당신들의 임무에만 신경써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밖에도 '마약과의 전쟁' 선포 당시 "3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처럼 필리핀의 300만명 마약중독자를 도살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