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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닭값 폭락에도 3000억 시설 투자 나선 '닭고기 재벌'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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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값 폭락에도 '수직계열화' 덕분에 배부른 하림
도계공장과 닭고기 가공공장 등 시설 증대…3000억 투자
양계농가 "하림의 사육비 10년째 제자리…독식구조 논란"



[단독]닭값 폭락에도 3000억 시설 투자 나선 '닭고기 재벌'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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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생계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를 뒤로하고 국내 최대의 '닭고기 재벌'인 하림그룹이 또 대규모 시설증설에 나섰다.


◆하림그룹, 시설증설에만 3000억투자= 7일 하림그룹에 따르면 하림은 최근 열린 이사회서 830억원을 들여 건설중인 전북 익산 도계공장 리모델링 및 부대시설 증설에 추가로 960억원을 투입해 총 179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액이 115.7% 증가한 것으로 총 투자금액은 자기자본대비 85.47%에 달하는 규모다.

하림은 2015년 8월부터 본사가 위치한 전북 익산공장을 유럽식 동물 복지형 도계공장으로 탈바꿈하는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 유럽식 동물 복지형 도계란 닭을 포획하고 도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공정이다. 일례로 닭을 강제로 붙잡지 않고 편안하게 이송하며, 이산화탄소(CO2)를 이용해 가실신시킨 뒤 도축한다.


하림은 투자 증액에 대해 "선진국형 동물복지 시스템 도입을 통한 고품질 제품 생산과 다양한 제품 생산을 위한 생산 기반 확보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등의 시설증설은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더불어 하림홀딩스의 닭고기 가공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한강씨엠도 최근 열린 이사회서 700억원 들여 짓고 있는 경기도 화성 가공공장에 5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총 12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투자액보다 71.4% 늘어난 것이다. 총 투자금액은 자기자본대비 258.36%에 달한다.


하림홀딩스 측은 "노후된 기존 공장을 철거하고 공장 증축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액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완공 시기는 2019년 6월30일이다.


◆양계농가 "닭값 폭락에도 끄떡없는 하림"= 하림그룹의 이 같은 시설증대를 바라보는 양계농가의 눈빛은 곱지 않다.


국내 양계농가는 직접 병아리를 닭으로 키워 시장에 판매하는 일반농가와 하림 등 대형 육가공기업에서 수수료를 받고 병아리를 닭으로 키워주는 위탁계약농가 등 두 분류로 나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극내 육계 계열화율이 지난해 기준 94.6%(67개 업체)에 달한다. 계열화율이란 기업과 계약을 맺은 위탁농가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육계 농가 100곳 가운데 99곳이 하림과 같은 기업의 '하청업체'란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실상 국내 육계 생산 물량은 몇개의 대형 계열기업들이 결정하게 되는 구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닭값이 폭락한 이유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대형 계열업체간 힘겨루기 탓'으로 종종 지목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적정량을 무시하고 계열사들이 물량 밀어내기를 한 탓에 닭값이 폭락했다는 것.


현재 시세는 1500원 수준으로 6월 초 대비 40%나 하락했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살아있는 닭 1kg을 키우는 원가가 1500원이다. 때문에 시세가 1500원에 머물면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 그러나 하림은 생계 시세에도 별 다른 영향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병아리 부화시키는 시설, 사료공장, 제약회사, 도계장까지 다 갖추고 있는 수직계열화 덕분에 다 키운 닭을 팔기 전에 이미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란 것.


농가는 하림 등의 갑질에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농가들은 본사의 매뉴얼에 따라 병아리를 키워 기일에 맞춰 납품하면 마리당 400원 정도의 사육수수료를 받는데 갖은 이유로 사육수수료를 순순히 주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그런데 기업에서 몇 마리 계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농가 수입이 결정되다보니 목소리를 낼수도 없는 상황. 게다가 이 수수료 비용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하림은 올해 1분기 기준 닭 3872만3000마리를 생산해 시장점유율 19.4%를 기록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육가공품제외 도축실적 시장점유율은 1분기 기준 하림 19.4%, 체리부로 8.6%, 올품 8.5%, 참프레 8.2%, 동우 7.3%, 마니커 7%, 사조 5.2% 순으로 집계됐다. 2016년엔 약 1억8400만마리를 생산해 시장점유율 20%를 시현했다.


◆사육비 제자리…계열화사업 '손질'= 업계에서는 양계농가가 닯값 하락 등의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육가공기업의 수직계열화가 아닌 농가의 공익적 계열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현권 의원은 "양계산업에도 협동조합 형태의 공익적 계열화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오는 8월 정부의 가금산업 발전 대책에서 계열화사업에 대한 개편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계열화사업자 부당행위 근절 ▲계열화사업 역량 강화 ▲계열화사업 관리체계 개선을 초안으로 제시했다.


농가에선 발전대책 수립을 계기로 사육비 산출방안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최근 진행된 육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닭값이 폭락하고 있는데, 계열화사업과 맞물려 농가 사육비는 10년째 제자리다"며 "현재 계열화회사에서 상대평가로 사육비를 산출하는데 농가에게 절대평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사육비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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