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올 들어서만 50% 오르다보니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다. 꿈을 먹고 크는 것이 주식시장이라고 하지만 우려될 수준의 가파른 급등세란 목소리다.
주가급등엔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의 발언이 주 재료로 작용했다. 이렇다할 실체가 눈에 띄지 않다보니 월스트리트에선 투자주의를 요구하는 지적도 이따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털의 창업자 데이비드 아이혼은 "투자자들은 테슬라 CEO의 최면에 걸린 상태"라고 지적했다.
오는 7월부터 모델3의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엘론 머스크의 자신감을 꼬집은 것이다. 머스크 CEO는 모델 3가 이 회사의 매력을 높이고 내년에 50만대, 2020년에는 1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지난해 생산량은 8만4000대 수준이다. 회사가 정한 내년 생산 목표는 이보다 6배나 많은 셈이다. 아인혼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그는 "테슬라가 현재 반영된 가치를 정당화하는 규모와 마진으로 모델3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닷컴버블때처럼 가라앉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그 당시처럼 강세장 전망자들은 겉보기에 오를 것 같은 소수 주식에 대해 기존의 평가방법을 거부했다"며 "거품이 언제 꺼질지는 모르지만,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포드와 GM의 같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와 6배 정도라는 점에 비춰볼 때 테슬라의 주가는 271배로 엄청나게 고평가돼 있다는 이야기다.
WSJ는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미국 자동차시장을 곧 점령할 것처럼 매겨져 있다"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보다 현실적인 수준이 되려면 '엄청난' 가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혁신기업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목소리도 나온다. 롱보드 자산운용의 콜 윌콕스 CEO는 "테슬라에 대한 평가는 늘 양극단을 치닫는다"며 모델3가 이같은 극단적 평가를 종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테슬라는 모델X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델3에서는 단순화를 이뤄냈다"면서 "모델3는 테슬라가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가를 향한 시선은 엇갈리지만 실적 개선에 대해선 공통된 의견이다. 테슬라는 많은 부채를 안고 있고 창사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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