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일명 '렉시법'이 즉시 발효된다는데….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26일(한국시간)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비디오 증거의 힘을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며 "비디오 판독 보다는 합리적인 판단 기준(reasonable standard of judgment)과 육안(naked eye)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선수들의 정직성에 더 무게를 두고 벌타 부과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달 초 렉시 톰슨(미국)이 ANA인스퍼레이션 최종일 12번홀 직후 갑자기 4벌타를 받은 게 출발점이다. 전날 17번홀 그린에서 마크를 한 뒤 공을 다시 놓는 과정에서 2.5cm 정도 홀 쪽에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는 TV시청자의 제보가 접수돼 우승컵을 날렸다. '가혹한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R&A와 USGA는 그러자 마스터스 기간에 이 사안을 논의해 결론을 내렸다.
요지는 앞으로는 TV중계에서 선수의 규정 위반이 발견되더라도 무조건 벌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대목이다. 규정위원회가 "위반 사실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결정하면 벌타가 없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발생한 벌타 논란 역시 해당된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브리타니 랭(미국)과의 연장전 도중 17번홀 벙커에서 백스윙을 하다가 모래를 살짝 건드린 장면이 포착됐다.
고화질 확대 화면에서만 보였고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장면이었다. 노르드크비스트는 2벌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결국 준우승에 그쳤다. R&A와 USGA는 현재 TV로 중계되는 대회에서 제기될 수 있는 모든 비디오 관련 문제를 검토 중이다. 마이크 데이비스 USGA 전무이사는 "아직 해결할 일이 많다"면서 "비디오 기술의 긍정적 영향과 공정한 규정 적용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겠다"고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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