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호텔과 복합환승센터, 청년창업플랫폼 등 복합건물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택지를 팔던 단순 업무에서 공공디벨로퍼로서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수익성은 물론 공기업으로서의 역할도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SH공사에 따르면 사업영역 확장을 골자로 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지난주 공포됐다.
이번 개정은 SH공사가 서울을 미래 선진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첫 조치다. 도시재생사업을 선도하는 동시에 창동·상계 등 지역거점개발, 마곡과 양재지역 등의 산업거점 개발, 역세권 개발 등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조례가 바뀌면서 SH공사의 업무영역은 ▲토지 비축 및 임대 사업 ▲주택 등 일반건축물 건설 및 개량사업 ▲관광지 등의 개발 및 운영·관리사업 ▲부동산 개발업 ▲산업거점 개발사업 ▲주거복지사업 등 6개가 추가됐다.
우선 토지를 전략적으로 비축함으로써 미래 토지수요 발생·공급에 탄력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토지 비축과 임대업무가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세제상 불이익을 받아왔다. 실제 그동안 장기 미매각 토지 일부가 업무 무관 자산으로 분류돼 법인세법상 업무 무관 자산 지급이자 손금불산입(법인세 추가 납부 효과 발생)과 지방세특례제한법상 취득세 50% 감면을 적용 받기가 어려웠다.
그동안 임대주택 건설에만 집중됐던 업무영역도 공공시설과 상업·업무·산업, 주거시설 등이 함께 건립되는 복합개발사업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민간 영역으로 인식된 관광지 등의 개발·운영 및 관리 업무를 추가하게 됨에 따라 호텔이나 위락시설 건설과 같은 관광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업이 추가돼 호텔과 콘도, 대규모 쇼핑센터를 포함한 복합다중시설물 건설은 물론 다중시설물 전체를 수십년 동안 직접 운영·관리할 수 있게 됐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확대됐다. 마곡산업단지 조성사업,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조성사업,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건설사업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 지역균형 발전사업에 참여가 가능하다.
공사는 조례 개정을 통한 사업영역 확대를 계기로 서울시의 강남북 균형발전 시책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창동·상계지역을 신경제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공공디벨로퍼로서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사업관리자와 시행자의 역할도 병행한다. 향후 공공호텔 및 유스호스텔 개발사업, 실버타운 건설 등 정책사업, 마곡지구와 강일고덕지구에 청년창업플랫폼 건설사업, 복정역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등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이번 조례개정으로 우리 공사는 사업영역을 확장해 공공디벨로퍼로서 도시재생과 지역거점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가 이뤄졌다"며 "앞으로 서울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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