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H공사, 대대적 조직진단 나선다… '종합개발' 개편 추진

단독[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공 종합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재설계 작업에 착수했다. 택지 위주의 단순 개발에서 지역경제발전을 포함한 종합개발사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단계다. 새로 수립될 중장기 경영전략에 맞는 조직을 갖춰 사업 영역도 넓히기로 했다.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올 상반기 내 '새 인력운영방안 및 직무단위별 인력 운영안'을 골자로 한 용역에 착수, 하반기 개편 작업을 실시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주택시장 변화에 따라 SH공사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몇년간 내외부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변창흠 사장을 중심으로 조직진단을 실시해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새로 추진할 사업에 맞는 인력의 분석과 함께 부족ㆍ잉여 인력을 확인하기로 했다. 업무별 직무분석을 통한 적정 소요 인력을 산출하는 게 대표적이다. 직무 단위별 부서를 새로 갖추고 유사ㆍ중복 업무를 통폐합하기 위해서다.

새 조직안은 2018년부터 적용, 2022년까지 5년간 중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이 기간 추가 개선을 통해 장기 체제 구축에 나선다. 그동안 공기업에서 시도하지 않던 정원과 정원외인력정수 통합도 추진한다. 현재 SH공사의 정원은 일반직과 전문직 포함 총 781명으로 임대주택관리직원, 고객지원상담원, 건물유지관리원 등 정원외인력정수도 456명에 달한다.

SH공사는 이를 통해 내외부 경영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재설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집중했던 택지개발의 역할을 건축물의 건설ㆍ개량, 관광지 개발, 부동산 개발 및 매니지먼트 등 공공디벨로퍼로 바꾸기 위해서다. 리츠부문 강화, SH형 주거서비스 개발, 도시재생 실행모델 개발 등의 새 영역은 물론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등 기존 사업을 지속 수행할 수 있는 기반도 포함됐다.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SH공사는 최근 정관변경을 통해 그동안 임대주택 공급에만 한정됐던 역할을 토지비축업무, 호텔 관광업, 부동산개발, 산업집적시설 개발, 주거복지시설 개발 등으로 확대했다.

변 사장이 오는 8월까지 70여개 전 사업장을 일제 점검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변 사장은 점검기간 동안 위례지구, 세곡지구 등과 같은 건축공사 현장은 물론 마곡, 세곡2 등 택지조성 현장과 문정, 신정과 같은 조경공사 현장 등도 둘러볼 예정이다. 특히 중점적으로 살필 곳은 대규모 개발지인 마곡지구와 항동, 천왕, 신내지구 등이다.

정릉 스카이아파트 사업부지도 일정에 포함됐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2007년 안전진단결과 재난위험시설 E등급으로 지정돼 지난해 12월에서야 철거가 마무리됐다. 서울시는 이곳에 170여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으로 올 상반기 내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하반기 착공, 1년 후 입주자 모집에 나설 방침이다. 변 사장은 현장별 여건에 맞춰 사업장을 확인하고 관련 부서와 미흡한 점을 보완, 향후 홍보 계획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주택시장과 공기업의 사회적 역할 변화 등 이제는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직진단을 통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조직 운영안을 마련, 공공디벨로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