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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변'하라, SH 핵심 밥그릇 열어젖힌 변창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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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가 경쟁체제로
마포·강서 등 4대권역 복지센터 신설
민관공동주택개발·집수리사업도 계획
중대형 시프트 매각할수 있게 법 개정도


[아시아초대석] '변'하라, SH 핵심 밥그릇 열어젖힌 변창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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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지난 연말 SH공사는 대대적인 인사 혁신을 단행했다. 20년 넘게 근무한 직원들조차 “여느 해보다 대폭적이고 파격적인 인사”라고 입을 모았다.


변창흠 사장은 취임 달포 만에 공사 직원이 승진할 수 있는 최고 직급인 18개의 처장 직위 중 전략홍보처장, SH도시연구소장, 주거복지처장, 재생기획처장 등 4개 직위에 대해 ‘개방형 직위제’로 외부에 문을 열었다. SH공사는 물론 서울시 산하기관을 통틀어서도 처음이었다.

승진을 앞둔 직원들, 노조의 반발은 불 보듯 뻔히 예견된 일이었다. 변 사장이 직접 나서 “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가가 함께 경쟁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사업영역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직원들을 설득하고 독려했다.


팀장급 87명을 전원 교체하는 대신 8개 직위는 내부공모를 통해 발탁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인사에 노조가 아예 심사위원으로 들어와 참여하도록 했다.


지난 12일 오후 SH공사에서 만난 변 사장은 이 같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이런 말부터 꺼냈다. 그는 “새로운 수익은 줄고 공사의 역할이 바뀌어야 하는 시점에서 창의적인 민간의 아이디어가 필요했다”며 “공사가 그동안 상당히 정체된 조직이었고 시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바뀌지 않고 새로운 것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에 직원들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주거불안 해결은 지자체의 ‘주거복지’에서=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이유는 서울시와 SH공사가 지향하는 주거복지전문기관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의도에서지만, 동시에 고질적인 재무 악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변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서는 그나마 개발을 통해 이익을 내고 그 이익으로 주거복지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해왔는데, 이제는 과거처럼 개발사업에서 충분히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재원을 직접적으로 부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변 사장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주거복지는 수익사업이 아닌 데다 무작정 투자재원을 늘릴 수도 없다. 수익을 확보하면서도 주거복지를 만족시키는 사업이 절실하다. 과거의 조직체질을 그대로 놔둔 채로는 주거복지전문기관 전환도, 재무상태 개선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변 사장은 우선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임대주택 입주자 모집기준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맞게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대주택을 대학생, 노인층 등 다양한 계층에 공급해야 하는데 정부가 정한 획일적 기준에 따라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각 지역 특성에 맞게 30% 가량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로 든 곳이 금천구의 노인전용 임대주택이다. 국토교통부가 공급한 도시형 생활 주택 물량 중 30%에 대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도록 했는데, 금천구가 이를 노인전용으로 정하고 주택 및 입주민 관리 또한 관련된 사회적 기업에 맡겼다. 주거복지와 노인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만일 청년들만 거주하는 임대주택을 만들겠다 하면, 설계 때부터 청년들이 공용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된다. 노인이나 청년들이 모여 사는 주택이라면 일반주택과 달리 주차장 공간을 줄이거나 아예 배제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저소득층 주택’이라는 인식을 깨고 지자체 간 균형 있는 임대주택 공급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게 변 사장의 지론이다.


◆시프트, 대폭적인 손질 불가피= SH공사로서는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데 계속 손실이 난다. 정부 지원은 한정돼 있고 관리예산도 부족해서다. 임대주택 관리로만 지난해 2500억원 적자를 봤다고 한다. 2017년이면 4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변 사장은 “영구임대의 경우 현재 월 임대료가 3만1000원 수준에 불과한데 2004년 이후 10년이 넘도록 딱 한 번 5% 올렸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도 문제다. 현재 85㎡ 초과 중대형 시프트에 묶인 보증금만 5000억원, 시세로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당초 시프트 도입 초기에는 중산층도 거주 가능한 주택을 만들자며 입주자 요건에 소득제한도 두지 않았고, 중산층을 위한 주택이다 보니 규모가 큰 주택도 나왔다.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사이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 본의 아니게 불평들을 야기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렇다 보니 시프트 제도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공사는 앞으로는 중대형 시프트는 공급하지 않고, 소득제한도 낮출 방침이다. 시프트를 20년간 공급한 후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일부 매각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임대주택이라는 이유로 매각이 불가능한 부분도 법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개선할 방침이다.


변 사장은 “정부에 임대보증금을 공사 부채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청하려 한다”며 “이와 함께 시프트를 따로 모아 리츠(REITs)로 운영하거나, 법령을 고쳐서라도 중대형 시프트를 매각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보다는 ‘사람’…주거복지 전문가 필요= 올 6월부터는 정부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주거급여 제도를 시행하게 된다. 누구에게 얼마나 임대료를 보조해주고 이를 실제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놓고 각 지방정부가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에 SH공사는 새로운 주거복지 서비스를 어떤 방향으로 마련할지를 고민 중이다. 이번 대대적인 인사에 앞서 공사 조직 자체를 이미 주거복지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변 사장은 “기존 8개였던 통합센터를 11곳으로 늘리고 노원과 마포·강서·강남 등 4대 권역에는 광역주거복지센터를 신설했다”며 “이곳은 1급 처장 직급을 주거복지센터장으로 임명해 각 지역별 관리나 사업비 집행 등을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했다”고 소개했다.


이 광역주거복지센터에서는 각 현장에 맞게 다양한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임대주택 관리부터 주거급여 업무, 집수리 사업, 민관 공동주택개발 등을 모두 맡는다. 변 사장은 “앞으로의 주거복지는 단순히 저소득 계층을 임대주택에 살 수 있게 하는 것에 한정지어서는 안 되고 일반 노후 주택에 사는 주민들이 새집으로 옮기고, 노후된 주택을 수리해 계속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모두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대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시민뿐 아니라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 계층의 주거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 불안 해법도 결국은 임대주택= 오랫 동안 부동산시장 전문가로 활동해온 만큼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확고한 답을 줬다. 부동산시장이 다시 활황기를 맞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돌아서고 취업난은 심각한 데다 결혼은 늦춰지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는 줄어만 가고 있어서다.


변 사장은 “주택 수요가 커지려면 소득이 높아지거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는데 주거비 부담을 견디다 못해 ‘이번이 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는 불안감이 조성돼 있다”고도 했다. 전세금이 비상식적으로 올라가고 이 과정에서 경매로 넘어가는 주택들이 속출, 세입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변 사장은 “기존 준공공임대주택과 서울시의 ‘리모델링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을 결합하는 방식 등 다양한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불안한 시장을 타개하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정리=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사진=최우창 기자 smic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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