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검찰조사 10시간 넘겨…뇌물혐의 초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저녁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조사 시간은 10시간을 넘겼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오후 5시35분께 저녁식사 차 중단했던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오후 7시10분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1시간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경호실 측이 준비한 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이날 오전 9시35분부터 조사를 시작해 오후 8시 기준 10시간 이상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특이 사항 없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저녁식사 후에도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오전부터 진행해 온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검사가 계속 맡고 있다. 한 부장검사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의혹 부분을 집중 수사한 만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날 조사의 방점은 뇌물수수 혐의에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과 특검으로부터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을 포함해 총 13가지의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는 한 부장검사와 이원석 특수1부장 검사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사가 10시간 이상 진행되도록 이 부장검사는 조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날 박 전 대통령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자신에게 씌어진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도 결백을 주장해왔던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질문에 따라 단답형으로 답하거나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는 등 상황에 맞는 유동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질문에 따라 다르게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사과정은 영상녹화 없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조사 직전 박 전 대통령 측에 영상녹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해 녹화 없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본인이 부동의하는데) 굳이 녹화를 한다고 하면 조사 초기부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답변과 진술을 듣는 게 중요한데 절차적인 문제로 실랑이가 생기면 실체적으로 조사하는 게 어려운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