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수혜주로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담아
SK하이닉스, 실적 개선 기대로 1044억어치 사들여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미국의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갔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한 이후 랠리에 미국발 불안감까지 잦아들며 추가 탄력을 받았다. 외국인이 연일 '바이(buy)코리아'에 나선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나흘동안 1조149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과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투자심리가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의 장바구니에는 어떤 종목이 담겼을까.
16일 코스피는 2150선을 돌파했다. 장 초반 2156.79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이날 210만원을 돌파했다.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금융주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부터 15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KB금융,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차, LG생활건강, 하나금융지주 등이다. 특히 외국인은 금리 인상 수혜주인 금융업종을 주로 매집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등을 각각 1158억원, 666억원, 584억원 순매수했다.
간밤 미국이 기준금리를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금융주 랠리는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업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도드 프랭크법 개정 등 호의적인 제스처도 금융주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주식도 1044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메모리 부문 실적 개선 기대감에서다.
이밖에도 LG전자, 현대차, LG생활건강에 각각 742억원, 715억원, 698억원 순매수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G6의 판매호조로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문 실적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흥시장 소비심리 위축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란 판단이다. 전자제품은 신흥시장보다 북미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LG전자 주가가 올해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LG생활건강에 대해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로 급락했던 화장품업종 주가가 바닥으로 보고 저가 매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낸 외국인은 전일(15일)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냈지만, 하루만에 다시 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는 각각 533억원, 405억원 순매도 했다. 15일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455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 전망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로 연일 사상최고가 행진 중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트럼프 랠리가 펼쳐졌지만 국내증시는 트럼프 정책이 신흥국에 미칠 악영향과 대내 정치리스크에 주목하며 소외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 실적추정치도 다시 반등을 시작했고, 1분기 실적 추정치도 전월에 비해 7% 상향 조정되면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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