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미 정상회담 성사시…美 대통령 취임 후 역대 최단기 '의미부여'
환구시보 "세계 여론 기대 모으는 일…향후 4년 양국 관계 물론 아태 전반 영향"
美 북한·사드 핵심 의제 언급에 中 협상 카드 물밑 고심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이른 내달 초로 가시화하자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꼬인 중미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한 표정 관리에 돌입했다.
미국이 양국 정상 간 첫 회담의 핵심 의제로 한반도 안보 이슈를 다룰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대해 중국 정부는 구체적 언급을 꺼린 채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관영 언론을 통해서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만남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사평에서 "중미 정상회담은 세계 여론의 기대를 모으는 일로, 진심으로 두 정상이 조기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향후 4년 간 양국 관계 설정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분위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 달 내 두 정상이 만날 경우 이는 미국의 새 대통령 취임 후 중국 국가 원수와의 역대 정상회담 가운데 최단기라고 의미 부여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6~7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고급 휴양지 마라라고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류웨이둥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같은 '강한 사람'에 호감을 느낀다"면서 "대내 이슈를 강경하게 다루는 시 주석과 여러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둘의 우정이 싹틀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의 18~19일 중국 방문에서 정상회담 의제를 자세히 논의하겠지만 북한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를 둘러싼 긴장 완화가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한중일 연쇄 방문에서도 북한 이슈를 중요하게 다룰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시 주석을 만날 때도 이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를 먼저 보인 미국에 어떤 카드로 중국이 협상에 나설 지가 최대 관심사다. 중국은 아직까지 정상회담 의제에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 북핵·사드·남중국해 등 구체적 현안을 거론하지 않은 채 '양국 문제와 공통 관심사'에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만 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 등 양국 고위급 회담 의제를 묻자 "중미 양국은 평화적이고 건강한 양국 관계 발전과 많은 세계적인 문제에서 공통된 이익이 있고 공통 관심사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틸러슨 장관 방중 기간 양자 관계와 공통 관심사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