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5일(현지시간) 한반도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중국은 비핵화를 견지하며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명확히 했다.
리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직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엄격히 집행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한반도 문제는 동북아 지역에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 긴장은 관련 국가에 손해를 끼칠 수 있고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은 각 국가가 긴장된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대화 궤도로 돌아와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면서 "상식적으로 어떤 누구도 자기 집 앞에서 온종일 시끄럽게 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총리의 기자회견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리 총리는 올해 취임 후 5번째 양회 기자회견을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냉랭해진 미중 관계를 고려해서인지 이날 리 총리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장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이 내달 초로 가닥이 잡힌 상황이라 미국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미국 CNN방송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양국 관계 전망을 묻자 리 총리는 "중미 관계에 온갖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이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두 나라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미중 관계의 마지노선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꼽았다. 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새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며 "이는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변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크지만 기업 이익의 90%는 미국 기업이 가져가고 중국 기업의 이익률은 2∼3%에 불과하다"면서 "중미 무역과 투자로 지난해만 미국에 10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일자리, 환율, 안보 문제에서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소통을 강화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중 간 무역 전쟁 가능성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해 리 총리는 "양측 모두에 손해"라며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무역 전쟁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손해를 보는 것은 외자 기업이고 특히 미국 기업"이라며 "무역 전쟁은 공평 무역을 가져올 수 없고 모두에 손해를 끼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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