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첫 승에 대한 부담이 컸을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투수진의 제구력 난조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개막경기에서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끝에 1-2로 졌다. 첫 승 상대로 총력을 예고했던 이스라엘에 패하면서 남은 네덜란드(7일), 대만(9일)과의 경기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투수를 여덟 명이나 투입시킨 총력전이었으나 상대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하지 못했다. 아홉 개로 상대(6개)보다 많은 볼넷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선발 장원준(두산)부터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1회초 삼자범퇴로 순항하는 듯했으나 2회에 볼넷 세 개에 밀어내기 선취점까지 내주면서 흔들렸다. 그는 4이닝 2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투구를 마쳤다. 삼진을 다섯 개 따냈으나 볼넷 때문에 허용한 실점에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등판한 심창민(삼성)도 1.1이닝 동안 공 스물다섯 개를 던지면서 볼넷을 두 개 내줬다.
대표팀은 5회말 1사 1,2루에서 서건창(넥센)이 좌전 적시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추가점을 얻지 못하면서 수비에서도 계속 위기를 맞았다. 차우찬(LG)부터 원종현(NC), 이현승(두산), 임창민(NC),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5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피안타 네 개에 볼넷은 세 개가 늘었다. 오승환이 1.1이닝 동안 삼진 세 개를 따냈으나 힘이 되지 못했다.
임창용(KIA)이 등판한 연장 10회초에도 볼넷이 승패를 가른 빌미가 됐다. 1사 이후 주자를 내보낸 뒤 중전 안타를 맞아 1,3루에 몰렸고, 2사에서 2루수 쪽 내야안타가 나오면서 그대로 결승점을 허용했다.
대표팀으로서는 뼈아픈 패배다. 이스라엘을 이기고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불펜진으로 승부를 걸 생각이었으나 예상보다 많은 투수를 소모하고 경기까지 내줘 손실이 커졌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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