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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창조경제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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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라는 말이 창조론과 뭔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엉뚱한 의심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의미가 너무 모호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관련된 분들 가운데 창조론자들이 많기도 했습니다. 저만 헛갈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해석을 내놓으면서 혼란은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하나 둘 문을 열면서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창조경제는 물적 자산보다는 지식에, 더 나아가서는 창의성을 우리경제의 동력으로 삼자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창업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이후 모든 정부가 고민해 온, 혁신경제 혹은 기업가적 경제(entrepreneurial economy)를 향한 정책인 셈입니다.


요즈음, 창조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차마 믿기도 싫은 국정농단에 잇닿아 있다는 것이 계기이고, 성과를 체감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관련자들은 이런 비판의 목소리에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사실 창업지원 정책은 이번 정부에 들어와서 상당히 고도화되었습니다. TIPS프로그램이나 엔젤 및 액설러레이터 지원제도들은 민간과의 협업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비판의 초점이 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들 중에도 훌륭한 사업을 해온 곳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창조경제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요? 창조경제, 아니 더 일반적인 용어로 우리가 기업가적 경제라고 부르는 경제체제는 부분적이고 단기적인 정책으로는 달성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창조경제 정책이 창업기업을 탄생시키는 데 분명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기업들에서 일할 기업가적 태도를 가진 인재를 기르고, 대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하고, 혹시 그 과정에서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도록 어깨를 두드려주는 사회를 이루지는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변화는,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창조경제를 진정으로 원했다면 정부는 이런 커다란 변화를 시도했어야 합니다. 저는 2013년 초, 한동안 이런 주장을 하면서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창업지원이나 창조경제 타운 구축과 같은 개별 정책에 한정하지 말 게 아니라, 교육부터 파산, 재기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공정경쟁의 강화와 같은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글도 쓰고, 침 튀기며 떠들었지요. 물론 반향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좀 시간이 지나자, 창의적인 사람들을 격려한다면서 대통령 행사를 개최하고는 사람들을 하루 종일 대기시키면서 한치의 오차도 없도록 행사리허설을 시키는 따위의 시대착오적 장면을 흔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창조경제 정책은 해프닝이 된 걸까요?

최근 흥미로운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회혁신가들의 시국선언입니다. 학생과 교수들로부터 시작된 시국선언은 이내 크게 번져나갔으니 뭐 그리 특이한 일일까 싶으시겠지만, 제가 알기로 기업을 하는 이들이 중심이 된 시국선언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일겁니다. 기업 하는 이들은 대체로 정권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고, 정치적인 관심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다수 포함하는 이들이 분명하게 자기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스스로를 '사회혁신가'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은 창업을 적극 활성화하면서, 예기치 않게 자기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밝히는 창업자들을 탄생시키는데 기여한 셈입니다. 창업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이들을 말이지요. 저는 이것이 창조경제 정책이 일구어낸 하나의 멋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만든 정책의 부메랑에 맞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속상해할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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