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피가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강달러 등 대외적 환율 여건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음주도 국회 탄핵발의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회의 등 외국인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대내외적 이벤트가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오는 30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국회 본회의 일정 감안시 탄핵안 표결은 늦어도 8일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궁금한 점은 앞으로 정국 불안이 야기할 주식시장 영향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과 2008년 이명박 정권 광우병 사태 당시 과거 일부 개도국에서 나타났던 강대강의 유혈충돌 양상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증시 파장은 제한적 범위에서 일단락 될 것으로 본다. 단, 현 국면은 개별기업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 전반의 운신을 제약할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정치적 내홍이 안정화되기 전까진 중립이하 시장기류 지속 가능성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도 예정돼 있다. 이번 11월 정례회담에선 추가 감산과 국가별 할당량 배분 및 합의 지속기간 등에 대한 구체적 합의시도가 전개될 예정이다. 사우디의 강력한 유가부양 의지, 러시아의 감산 지지, 감산 의무 유예국 나이지리아의 적극적 동참 의지 등을 고려할 경우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감산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국제유가 하방 지지력 강화의 긍정요인이다. 다만 트럼프 정권의 등장, 미국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 미국 쉐일오일 메이커의 부활, 이란·이집트·시리아 등 회원국간 동상이몽 가능성은 모종의 합의안 도출에도 실제 유가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것임을 암시한다. 국제 원유시장의 구조적인 초과공급 압력과 여전한 수요부진 환경 염두에 둘 경우 2017년 1분기말까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45~55달러 밴드 내 횡보등락 가능성에 더 무게가 있다.
다음주 코스피는 1950에서 2000선을 오갈 예정이다. 단기 내 의미 있는 상황변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경우 다음주 시장 역시 상기 냉각기류에서 자유롭긴 어려운 형국이다.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은 사실이나 현 주가 레벨에선 주도주 보유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업황과 실적 모멘텀, 과거 환율 하락전환 당시 주가 반응 측면에서 본 현 시장 주도주는 IT(반도체, S·W), 금융(은행, 보험), 씨클리컬(철강, 화학, 조선). 코스닥 중소형 성장주와 내부 정치 리스크 유관련 종목의 경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시점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환율 안정이 수반된다면 증시의 반등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글로벌 경기 모멘텀은 회복되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머물 고 있다. 달러 강세 부담만 완화되면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반등 출현은 결국 원·달러 환율의 안정과 함께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환율 안정기에 긍정적인 퍼포먼스가 기대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달러 환율 고점 형성 직후 경험적 수익률, 최근 가격 부담 등을 고려할 경우 인터넷, 은행, 가스, 항공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OPEC회의와 관련해서는 감산안이 점차 구체화 되는 등 최근 긍정적인 뉴스들이 도출되고 있다. 아직 확신할 수는 없으나 감산 결론이 도출된다면 신흥국 통화 강세 요인이 발생하며 강달러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 인상 여부 보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확인이 중요한 상황이다. 점도표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향후 점진적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확신을
심어 준다면 달러 강세는 일단락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 외국인의 방향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주목해야할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전날까지 시장의 동향을 확인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현물과 코스피(혹은 코스피200)의 방향성은 거의 동일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현물이 매수하면 상승하고 매도하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전일 현물 매도의 모습이 나타나며 지수가 하락하고 그것이 기존 현물 매수의 방향성을 꺾는 모습이었기에 이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실제로 현물의 동향은 최근 한달 이상 선물과 동행하고 있다. 특히 전일 하락의 경우 현물 매도는 기존 매수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선물 매도의 경우 기존 매수보다 적은 규모의 매도였기에 익일 이후 추가적인 하락의 가능성이 생겼을 때 오히려 선물이 더욱 강한 시장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미국 트럼프 당선 이후 신흥국에 대한 경제 충격 우려가 강해지고 있는 것과 일본 및 중국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가 하락했다는 점을 볼 때 단기적인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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