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27일 국회 농림해양축산식품위원회의 올해 해양수산부 국정감사는 '세월호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는 농해수위 국감은 세월호 인양문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미출석 증인들에 대한 질문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를 매우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정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에게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한 뒤 질문을 하면 대신 물어보는 방식으로 질의를 이어갔다.
유 위원장은 국민과 정부를 상대로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분의 미수습자가 지금이라도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가 적절하고 최선의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면서 "선체 인양이 정부가 약속한 것처럼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정부의 인양방식과 관련해 애초 90여 개를 넘어선 130개에 가까운 파공이 이뤄진 점, 선체 훼손이 심각한 점, 정부 약속과 달리 선체 인양 시점이 늦어진 점 등을 물어봤다. 정 의원은 유 위원장의 질문을 정리해 다시 장관에 답변을 요구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 선체 인양은) 가장 난해한 여건에서 하고 있다"면서 "저희가 해태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면서 "지금도 원만하게 못 한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선수 들기에 7월29일 겨우 성공해 18개의 빔을 넣었다"면서 "선미에 8개의 빔을 넣어야 하는데 1개를 며칠 전에 성공, 추가로 7개에 넣어야 하는데 선미에 빔을 넣는 작업이 완료될 경우 전문가들은 인양까지 1개월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10월 말까지 인력을 투입해서 인양하기로 목표를 정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선체 훼손 우려에 해서는 "선체조사에 중요한 부분인 조타실, 기관실, 타기실 부위는 직접 천공하지 않았다"면서 "그 부분(조사 주요 부위에 대한 훼손)에 대한 우려는 덜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어느 부분을 조사할지는 해수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런 취지에서 어느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유 위원장은 선체 절단식 인양의 경우 적재된 화물이 쏟아져 선실 등이 무너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화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추가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해수부 관계자는 "가족들 입장에서 우려하시는 문제가 안 생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어떤 공정을 거치든 그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설득해서 함께 믿고 기다릴 수 있는 과정을 보장해달라고 했는데 이런 과정이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 과정을 통보하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인양을 방해하는 것처럼 비치게 했다"면서 "서로 동의할 수 있도록 노력이 아니라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장관은 "지금보다 더 소통을 배가해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미수습자 가족과 상시로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은 전달해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은 세월호 특조위 3차 청문회에 불출석했던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세월호 구조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를 위해 배치했던 바지선이 바뀐 정황 등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의 질문은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당시 제기됐어야 할 질문을 국감장에서 질의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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