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8일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법이 통과되는 게 정상이 아니겠나 생각하지만, 이 국회가 과연 그걸 처리할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산업과 좋은일자리 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경제민주화와 미래일자리'를 주제로 강연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8년 만에 국회에 돌아왔다. 그 전 국회를 생각하면 국회가 점점 이상한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았나한다"며 "우리 사회를 (위해) 꼭 실현하기 위한 법안이 나오면 거기에 저항하는 쪽이 엄청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아마 잘 느끼시리라 생각하는데 옛날에 비해 국회에 재벌기업 사람들이 보이게 보이지 않게 엄청 많이 늘어났다"며 "이 사람들이 와서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별해서 다 갖고 있다. 입법 과정에 엄청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 자각'과 '지도자의 판단'을 희망으로 남겨뒀다. 김 전 대표는 "국민이 결국 자각을 해서 정치권에 압박을 하기 전엔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거냐, 나라를 이끌어 가는 최고 지도자의 소위 의식구조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국민 역할론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트럼프 현상의 뿌리와 한국 경제의 대안' 세미나를 개최해 경제민주화를 실패로 규정지은 것 관련해 "역사적 사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대표는 "미국이란 나라를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20세기에 들어와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경제민주화의 그런 절차를 가장 세심하게 다뤘던 나라"라며 "미국은 경제 운영에서 (경제민주화를) 가장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의에선 히틀러의 경제정책을 칭찬하는 김 전 대표의 발언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비인간적 사람으로 매도되는 독일 히틀러는 1933년 집권을 해서 불과 3년 만에 당시 700만명의 실업자 말끔히 해결했다"며 "(그때) 생겨난 것이 고속도로 원조인 독일의 아우토반이다. (그것이) 건설되고 근로자들로 하여금 결혼을 촉진시키게 하고 소비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에 대해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7일엔 전남 순천대에서 경제민주화 토크쇼를 진행키도 했다. 이 같은 김 전 대표의 행보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선 강연정치로 규정, 그의 향후 역할 등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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