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애플이 시장을 앞서가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선을 뺀 신개념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차가움을 넘어 비웃음에 가까운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 행사를 열고 아이폰7·아이폰7 플러스 등 차세대 아이폰과 함께 에어팟을 처음 선보였다. 에어팟은 귀에 꽂으면 활성화되며, 자체 개발한 무선칩을 넣어 애플워치·아이폰에 연동 가능하다. 충전시 5시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혁신적'이며 '마술적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 제품을 추켜세웠지만,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반응은 차가웠다. USA투데이는 "애플이 선보인 '미래의 무선'에 웃음을 금할 수 없다"며 "사람들은 에어팟을 쓰고 싶지도 않아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에어팟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USA투데이는 애플이 갑자기 이어폰을 없애고 에어팟을 도입한 것에 대해 "일견 쿨해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어폰 선이 없다면 잃어버렸을 때 찾기 어려울 뿐더러, 에어팟은 10월에나 출시된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CNBC방송 역시 신제품 이벤트에서 아이폰7은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에어팟은 그렇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마케팅 조사업체 '아모비' 조사 결과 트위터에서 에어팟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담은 트윗이 2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지 역시 줄 없는 이어폰은 '실 없는 탐폰'이라며 "당신이 이어폰을 떨어뜨릴 확률이 5배나 늘어났으며, 가격 역시 5배 이상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사용자들 역시 에어팟의 분실위험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동시에 쏟아냈다. 한 사용자(@MattQuinn16)는 "에어팟 가격은 159달러(약 17만4000원)나 되는데, 한 쪽이라도 잃어버린다면…" 이라고 걱정했고, 또 다른 사용자(@darth)는 "나 이미 한쪽 에어팟을 잃어버린 것 같아"라며 비꼬기도 했다.
에어팟의 선을 없앤 것을 '용기'로 표현한 필립 실러 애플 수석 부사장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한 트위터리안(@eli_schiff)은 "실러보다 하람베(고릴라)가 용기에 대해 더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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