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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해운] 주인 바뀐 현대상선의 40년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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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대상선의 40년 역사에서 올 상반기는 큰 분수령이었다. 법정관리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용선료 협상과 채무재조정, 해운동맹체 가입 등 3가지 난관을 모두 극복하며 회생에 성공한 것은 해운업 역사에서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선주들과 장기용선 계약구조를 바꾸고, 글로벌 1, 2위 선사가 뭉친 동맹체에 글로벌 15위 선사가 합류한 것도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한때의 영화를 뒤로 하고 생사의 기로에 섰다가 회생한 현대상선의 40년의 드라마를 되짚어봤다.

[격랑의 해운] 주인 바뀐 현대상선의 40년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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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1976년 유조선 두 척으로 해운업에 뛰어들며 세운 회사다. 정주영 회장은 그리스 선주사 리바노스로부터 25만TEU급 유조선 2척을 수주했지만 당시 계약 조건이 형편없었다. 국제 시세보다 훨씬 싼 값인데다 문제가 생기면 인수를 거절할 수 있는 '노예계약'에 가까웠다. 첫 번째 유조선은 무사히 인도했으나 두 번째 유조선은 1973년 오일쇼크로 인수를 거절당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조선 2척을 발주한 홍콩 선주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유조선 3척이 고철 덩어리로 전락할 신세가 됐다. 그룹이 위기에 빠지자 정주영 회장은 그 배를 인수해 해운회사를 차렸다. 그렇게 탄생한 회사가 현대상선이다. 당시 아세아상선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해 회사 설립 5개월 만에 운항사업면허를 취득했고 1978년 극동~중동 노선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1983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뒤 1985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이 일군 신한해운과의 합병을 통해 사세를 키웠다. 현영원 회장은 국내 해운산업을 키워온 해운업계 거목으로, 1964년 신한해운을 창업해 독자적으로 경영하다가 1984년 해운합리화 조치로 현대상선에 합병되면서 현대상선 경영에도 참여했다. 현대상선이 글로벌 20대 선사에 들어갈 정도로 승승장구한 데는 현영원 회장의 공로가 컸다.


현대상선은 국내외 터미널을 개장하거나 인수합병을 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1985년 동해상선과 신한해운을 1988년 고려해운과 1999년 한소해운을 흡수합병했다. 1998년 감만, 광양 컨테이너터미널을, 1999년 미국 타코마항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을 개장했고 같은해 부산 컨테이너터미널을 인수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비극의 조짐이 싹텄다. 당시 왕자의 난으로 정몽헌 사장의 손에 현대상선과 현대아산, 현대엘리베이터가 남게 됐다. 2003년 정몽헌 회장 타계 후 현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뒤에도 시련이 이어졌다. 시숙부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동생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경영권 위협 등을 견뎌야 했다.


경영권 분쟁 뒤인 2008년 장기 불황이 찾아오면서 현대상선의 위기는 수면 밖으로 드러났다. 현대상선은 계열사인 LNG사업부, 벌크선사업부 매각, 부산신항만터미널 보유지분을 매각하며 몸집을 줄였고, 용선료 협상과 채무재조정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상선은 이르면 내달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한 뒤 정부가 만든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이용해 초대형ㆍ고효율 선박으로 운항 선박 구조를 바꾸고 비용 절감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상반기 채무재조정, 용선료 조정, 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면서 "건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하반기 이후부터는 영업 경쟁력 향상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수익성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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