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화 인턴기자] "(상영이를 위해) 해줄게 기도 밖에 없어 두 달 전부터 매일 108배 기도를 올렸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박상영(21·한국체대)의 어머니 최명선(51) 씨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박상영이 올림픽 대비 훈련을 시작한 이후 최명선 씨는 전국 곳곳의 사찰을 돌며 108배 기도를 올렸다.
최 씨는 "처음엔 더운 날씨 탓에 등에서 수돗물을 튼 것처럼 땀이 쏟아지더라. 온몸이 아팠지만, 습관이 들면서 괜찮아졌다"고 웃었다.
박상영은 진주제일중학교 1학년 재학 당시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했다. 최명선 씨는 처음에 펜싱 선수가 되겠다는 아들의 꿈을 반대했다. 당시 사업 실패로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명선 씨는 박상영이 늦은 밤까지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최 씨는 "학교에 아들 몰래 찾아갔는데 작은 불빛 아래 상영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열렬히 응원하게 됐다"고 했다.
박상영은 고등학교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경남체육고등학교 1학년 재학 당시 '제51회 대통령배 전국펜싱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 고등학생이 이 대회에서 입상하기는 21년만이었다. 1990년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의 구교동 선수가 25회 대통령배 전국펜싱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다. 박상영은 한국 펜싱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박상영은 2012년 세계 청소년 펜싱 선수권대회에 나가 남자 에페 금메달을 땄고 2013년에는 제6회 동아시아경기대회 에페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했다.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에페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박상영에게도 고비가 있었다. 지난해 3월 십자인대 파열로 10개월을 재활에 매달렸다. 어렵사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리우로 떠났다. 최 씨는 박상영에게 "부담 갖지 말고 몸 건강히 돌아오라"라고 했다.
10일 새벽(한국시간) 박상영이 금메달을 딴 순간에 최명선 씨는 진주의 한 사찰에 있었다. 그는 "9일 저녁부터 기도를 하다가 새벽에 스님들과 함께 경기를 봤다"라면서 "정작 결승전은 너무 무서워서 보지 못했다. 환호하는 소리를 듣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씨는 "단체전이 남았는데,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본인의 실력을 모두 쏟아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진주에 내려오면 그동안 사주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윤화 인턴기자 y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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