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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김잔디 누른 시우바, 인종차별 탓 유도 그만두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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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김잔디 누른 시우바, 인종차별 탓 유도 그만두려 했다 라파엘라 시우바.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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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와~"
브라질의 첫 금메달이 나왔다. 9일 오전(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경기장 2에서 열린 여자유도 57kg급 결승전에서였다. 중계진 목소리가 함성 소리에 묻혔다. 브라질 국기가 나부꼈다. 자원봉사자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관중을 저지하는데 애를 먹었다. 금메달을 딴 라파엘라 시우바(24)의 이름이 브라질에 울렸다. 개최국 브라질이 기다리던 첫 번째 금메달의 풍경.

시우바는 한국유도의 기대주 김잔디(25)를 누르고 이 체급 정상에 섰다. 4년 전 런던올림픽 때 그는 인종차별로 고통받았다. 시우바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땐 탈락 후 온라인 상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그는 당시 브라질의 메달 기대주였지만 헝가리의 헤드빅 카라카스(26)에게 다리를 잡는 반칙을 해 8강에서 실격했다.


탈락 직후 시우바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악성댓글이 쏟아졌다. 메달 기대주의 탈락은 실망을 넘어 증오가 됐다. 시우바의 피부색을 걸고 넘어졌다. 시우바는 "경기에서 지고 집에 돌아오니 SNS에 모욕적인 말이 가득했다. 그들은 나를 원숭이라고 불렀고 비난했다. 나는 정말 유도를 그만두려 했다"고 했다. 인종차별 공격에 시우바는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시우바의 언니 라퀴엘 시우바는 "몇달간 라파엘라가 하루종일 TV를 보거나 울기만 했다. 가족들의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시우바는 충격에서 벗어나 훈련에 복귀했고 2013년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코치 제랄도 베르나데즈는 시우바의 강한 의지를 칭찬했다. 베르나데즈 코치는 "시우바는 빈민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폭력과 배고픔이 익숙해져야 했다. 그럼에도 시우바는 항상 스스로 발전하기를 원했다"고 했다.


시우바의 고향은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포르투갈어로 빈민가)다. 영화 '시티오브갓(2002)'의 배경이다. 시우바는 열한살때인 2003년부터 '리액션 학교'에서 유도를 배웠다. 브라질의 유도 영웅 플라비우 칸투가 빈민가에 세운 학교다. 시우바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유도에 매진했고 올림픽을 꿈꿨다. 그의 오른손에는 오륜기과 함께 포르투갈어로 '신은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얼마나 고통을 겪었고 무엇을 했는지 안다'라고 쓰여 있다.


빈민가에서 태어나 인종차별의 아픔까지 견딘 시우바의 이야기는 경제난에 시달리는 브라질 국민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시우바는 시상식을 마친 뒤 “리우올림픽에서 나보다 열심히 훈련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내 금메달로 브라질의 메달 수확 봇물이 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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