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첩 버린 朴
#2. 박근혜 대통령 아닌 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 두어달 전부터 사소한 시민들 언급까지 기록한 수첩 사용 중단
#3. '미스터 디테일' 박 시장, 깨알 수첩 왜 버렸을까?
박 시장 "큰 틀에서 생각하기 위해"
'큰 틀'이 뭐냐? 의견 분분
큰 틀 = 대권?
청와대 '수첩 인사' 참사에 차별화?
#4.요즘 수상한 朴
박원순 "청년수당 갈등, 대통령 만나자"
靑 선긋기 "복지부랑 먼저 얘기해야"
박근혜 "그래도 믿을 건 수첩뿐"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상징처럼 들고 다니던 수첩을 버렸다. 현장 방문 때마다 몸에 지니고 다니며 주민들의 사소한 민원까지 적어 기록하던 박 시장이 더 이상 기록용 수첩을 들고 다니지 않기로 했다. 이를 두고 '수첩 인사'로 유명한 박근혜 대통령과 차별성을 강조하는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두어달 전부터 수첩을 들고 다니지 않고 있다. 주로 업무 관련 사항을 메모하는 수첩이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너무 세세한 내용까지 기록하다보니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에게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행정 1·2부시장의 권한을 확대하고 시정을 큰 틀에서 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스터 디테일'이라고 불릴 만큼 꼼꼼한 기록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박 시장이 수첩 사용을 중단한데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단순히 메모를 멈춘 것뿐만 아니라 큰 틀에서 본다는 의미가 결국 서울시보다 더 큰 것을 염두에 두고 밑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인사 수첩이 그다지 좋은 이미지로 평가 받지 못 하면서 박 시장이 차별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과 관련해 박 시장의 행보는 정치적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보건복지부가 청년수당 직권 취소 조치를 내리자 박 시장은 청와대에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복지부는 3일 오전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그날 오후 서울시가 청년수당 대상자 선정과 동시에 수당을 기습 지급하자 직권 취소를 시에 전달했다. 이에 박 시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에게 청년수당과 관련해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청년수당 문제는 복지부와 서울시 사이에 협의할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박 시장은 9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해 "복지부 장관과 합의를 이미 했으니 대통령이 나서주셔야 이 문제가 해결되겠다는 생각에 정중하게 대화를 요청 드렸다"며 "저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시민파"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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