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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패닉'에 빠진 美공화당…트럼프 측근들도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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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공화당이 패닉(공황)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대선 출정식으로 치러진 전당대회를 마친 지 채 2주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끊이지 않은 실언과 자충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손들고 "트럼프와 함께 할 수 없다"며 지지를 거부하는 이탈 도미노 현상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선 무슬림 이라크 전쟁 전사자 후마윤 칸의 부모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자초했다.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온 트럼프는 이번에 당내 뇌관마저 터뜨렸다.


평소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겨냥, 당내 예비선거에서 지지를 거부, 그들을 낙마시키겠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 원내 1인자일 뿐 아니라, '보수층의 마지막 희망'으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고, 월남전 참전 용사 출신인 매케인 의원은 대선후보까지 지낸 당의 원로이자 간판 정치인이다.

트럼프의 허물을 감추려고 했던 당내 우호세력마저 이 발언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3일(현지시간) 그동안 당내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였던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마저 트럼프의 언행에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프리버스는 트럼프 캠프의 선대위원장 폴 매나포트 등에 전화를 걸어 '라이언·매케인 지지 거부' 발언에 대해 극도의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트럼프가 부통령 러닝 메이트 후보로 고려했을 정도로 우호감을 보였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트럼프는 지금 자신이 힐러리보다 더 용납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며 힐러리의 승리를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와 공동운명체가 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조차 '폴 라이언 죽이기'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이날 오전 폭스 뉴스에 출연, "라이언 의장은 나의 오랜 친구이자 훌륭한 정치인"이라면서 "나는 그를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펜스 후보가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 사이에 중재를 자임하고 나섰지만, 공화당에 깊은 뿌리를 둔 입장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동참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선 이미 이탈 조짐이 늘어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리처드 해나 하원의원은 지난 2일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대선에서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론 존슨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가 후마윤 칸의 부모에게 공개 사과해야한다고 요구하며 압박하는 등 상당수 의원들은 일찌감치 트럼프와 거리두기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BC 방송은 공화당 일부 인사들이 트럼프가 중도에 낙마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논의와 대책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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