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WTI 9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보다 55센트(1.4%) 내린 배럴당 39.5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34센트(0.8%) 떨어진 배럴당 41.80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전날 장 중 배럴당 4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힘겹게 종가 기준으로 40달러선을 지키며 거래를 마쳤는데 결국 이날 40달러선을 내주고 말았다.
WTI 선물 가격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장 초반 2%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면서 하락반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공급 중질유의 가격 인하, 미국 원유시추시설의 가동 증가 등이 공급과잉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오지안 SCI 인터내셔널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나이지리아 내전과 같은 지정학적 요소가 공급과잉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가 40달러 붕괴라는 악재 탓에 뉴욕증시도 하락마감됐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0.74포인트(0.49%) 하락한 1만8313.77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13.81포인트(0.64%) 떨어진 2157.03, 나스닥 종합지수는 46.46포인트(0.90%) 밀린 5137.73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의 여파로 미국의 물가상승률도 제자리걸음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6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5월과 동일한 1.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운용의 근간으로 삼는 물가 지표이며 Fed는 2% 상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승률이 1.6%에 그쳐 Fed가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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